김종수 사진집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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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토지


작업노트 / 김종수


무한히 아득한 천공과 흘러가는 구름, 무수한 은하계의 성운들과 천체들의 운동, 태양과 지구, 산과 바다, 초목과 동물들, 폭풍우의 소용돌이와 천둥, 안개와 신기루,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 우는 인간과 세계, 이 광활한 우주의 삼라만상은 대체 언제 생겨났으며 도시 그것들은 무엇이며, 언제 어디로 사라져 가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참으로 좁은 땅덩어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같은 지역에서 같은 혈통끼리 같은 언어로, 같은 제도와 풍습을 지니면서 같은 운명 공동체로서 그토록 오랜 역사를 엮어 온 민족국가는 드물다. 길게는 7, 8천년 줄여 잡아도 5천년의 연륜을 헤아리게 된다.


그 역사의 연륜이 좁은 땅덩이에 쌓이고 보니 우리는 국토의 어디를 가더라도 유형, 무형의 문화유산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영광의 왕도에서 심심산골 하늘 아래 끝 동네까지 아직도 생명을 잃지 않고 거기에 의연히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 주위에는 유형·무형의 수많은 대상물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한 대상들이 아니다. 그 하나하나의 대상물에는 우리들의 선조, 우리 민족이 살아오면서 불어넣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겉모습과 관념에만 집착할 뿐, 본질을 캐내려 하거나 의미 탐구에 몰두하지 않는다.


피상적으로 우리 주위를 스쳐 가는 수많은 유형·무형의 인연 종자(種子)들, 그것을 무심히 스쳐갈 때 우리는 영원히 그것과 만날 수 없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그것의 참모습과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고 본질을 규명하는 물음표를 던질 줄 알아야 한다.


오늘 우리는 또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한국인은 누구이며 어디로부터 온 것일까? 이 소박한 물음에 대한 답변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학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시원스레 규명되어 있지 못하다. 다만 여러 가지 연구방법에 의해 어느 정도 옛 모습이 밝혀지고 있을 따름이다.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고, 자연 보호가 절실한 요즈음 한국, 한국인, 한반도, 한국의 자연에 대한 우리의 뿌리를 찾는 작업은 우리 민족의 영원한 과제로 체 계속 연구되어야 한다.


본 연구자는 1970년대 초반부터 연작으로 작업해 오던 포토에세이 토지 연작의 연장선상으로 한국의 자연환경을 촬영해 오면서 무분별한 개발 정책으로,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무참하게 파괴되어 가는 자연을 속절없이 지켜보아 오며, 포토에세이 토지작업을 통해 변천해 가는 한국의 자연 환경을 부분적이나마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고 앞으로 언젠가는 사라질지도 모르는 한국의 자연을 생명있는 날 까지 꾸준히 촬영해서 사진영상으로 보존 하고자 한다.


우리는 한국의 자연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선조들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거룩한 생명의 혼이 숨을 쉬고 한줌의 흙도 살아서 호흡하는 생명체로 인식하고 이 땅의 자연을 하늘처럼 받들어 살아 온 민족이었다. 이제 우리는 하늘과 땅 사이 목숨이 붙어있는 모든 것은 한 가족이라는 새로운 생명운동의 깃발을 내 걸 때다. 우리의 후손들이 영원히 뿌리를 박고 살아가야 할 땅, 이 땅에서, 이 땅의 사람들이 우리의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여 옛 조상들의 아름다운 도덕과 어질고 슬기롭던 풍속에 한 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 회고 사진집은 대구 매일신문사 매일화랑에서 발표했던 ‘포토에세이 토지ʼ 발표 40주년인 2017년을 맞아 옛 제자들인 영남대학교 사우회 졸업동문들이 뜻을 모으고 마음을 모아 기획에서 사진집 출판 준비작업까지 정성으로 진행해준 기념비적인 작업입니다.


더불어 사진집 출판뿐 아니라 갤러리 나우 초대전에 도움주신 월간<사진예술> 이기명 발행인에게 감사드립니다.


성원 보내주신 고마운 분들의 은혜는 남은 기간 ‘PHOTO ESSAY 토지’작업을 잘 마무리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알고 생이 다하는 날까지 ‛토지ʼ 작업에 정진하겠음을 다집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여러 고맙고 은혜로운 분들에게 감사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