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 근대 사진집 - 서울 시리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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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근대’로의 시간여행

 
글 / 구자룡(NGPA사진가협회 부회장, 서울브랜드위원회 위원)
 
 
서울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다양성은 시간의 궤적을 포함한다. 서울은 기쁨과 아픔의 유산을 간직한 채 이미 세계적인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역사 도시인 서울의 근대는 그 어느 시대보다 아픔이 많았다. 켜켜이 쌓인 역사의 그늘인 서울의 근대를 NGPA사진작가들이 렌즈로 들여다보았다. 서울브랜드가 추구하는 핵심가치인 공존과 열정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장소를 물색하여, 그 장소가 근대의 역사를 오늘에 이르게 한 요소를 현재의 삶 속에서 찾아보고자 했다. 이런 시도는 첫 번째 작업으로 ‘서울 속 조선’에 이어, 두 번째 작업인 ‘서울 속 신골목’, 그리고 이번 세 번째 작업인 ‘서울 속 근대’로 이어졌다. NGPA사진가들의 열정으로 서울 속 근대의 유산을 재해석하고자 지난 1년간 작업을 했다.
 

근대는 1864년 고종의 즉위부터 광복이 된 1945년까지 약 100년간의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에 조성된 서울의 역사적인 장소를 중심으로 그 시대의 상황과 현재와의 교감을 통해 미래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참여 작가의 독특한 시각으로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봤다.  주요 촬영 장소는 사적이나 문화재로 지정된 곳도 있고,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곳도 있다. 그리고 어떤 곳은 문화재로써의 가치보다는 생활공간으로 지난 100년 동안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도 있다. 주요 대상지는 다음과 같다.
 

환구단과 환구대제 : 중구 소공로에 있으며, 환구단은 1897년 고종 황제 즉위식과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단을 만들어 조성했다. 1913년 일제에 의해 철거되었다. 지금은 황궁우와 석고 그리고 3개의 아치가 있는 석조 대문만이 보존돼 웨스턴 조선호텔 경내에 남아 있다.(사적 제157호) 환구대제는 임금이 환구단에서 하늘에 제를 올리는 국가적 제천의례로 중단되었던 것을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부활했다. 환구대제는 2008년부터 복원돼 매년 다시 봉행되고 있다.
 

덕수궁 중명전 : 중구 정동길에 있으며, 덕수궁에 딸린 서양식 전각으로 1901년 2층 벽돌 건물로 지어졌다. 원래 이름은 수옥헌이었다. 1904년 경운궁(현 덕수궁) 화재 이후 고종이 이곳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면서 중명전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편전으로 사용했다. 1905년 11월 18일 새벽, 중명전에서 〈을사늑약〉이 체결되었다. 2009년 12월 복원을 거쳐 2010년 8월부터 전시관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사적 제124호) 
 

독립문 : 서대문구 통일로에 있으며, 중국 사신을 영접하던 영은문을 헐고 세운 기념물로 1898년 완공되었다. 서재필이 조직한 독립협회의 주도하에 국왕의 동의를 얻고 뜻있는 애국지사와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본떠 만든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다. 주로 중국으로부터의 자주독립을 강조하는 상징물이었다. 1979년 성산대로 건설에 따라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게 되면서 독립된 대한민국에서 역사 훼손의 수모를 당했다.(사적 제32호) 
 

구 러시아공사관 : 중구 정동길에 있으며, 한러수호조약이 체결된 1885년에 착공되어 1890년(고종 27)에 준공된 르네상스풍의 벽돌조 건물이다. 러시아 공사관은 경운궁과 미국·영국 등 서양 국가의 공관 등이 집중적으로 위치한 정동을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관파천의 현장이다. 1950년 6.25 전쟁으로 인해 건물의 대부분이 파괴되었으며, 현재는 전망탑과 일부 기초, 지하통로 등이 남아 있다.(사적 제253호)
 

서대문형무소 : 서대문구 통일로에 있으며, 1907년 대한제국을 점령한 일제에 의해 만들어진 감옥이다. 1908년 경성감옥으로 시작하여 1923년 서대문형무소로 명칭이 바뀌었다.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이 고초를 겪었던 현장을 공원으로 조성하여 1992년 ‘서대문 독립공원’으로 개원했다. 1998년에는 역사관을 개원하여 옥사와 사형장, 망루와 시구문 등을 원형대로 복원했다. 독립정신과 자유·평화 정신을 기리는 교육의 현장으로 운영되고 있다.(사적 제324호)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 :  중구 통일로에 있으며, 1925년에 지어진 옛 서울역사는 스위스 루체른 역 건물을 본 따서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지상 2층, 지하 1층의 르네상스 건물로 지붕은 비잔틴 풍의 돔 형식이다. 서울의 관문이자 모더니즘의 중심이었다. 2004년 고속철도 KTX 개통으로 더 이상 역사(驛舍)의 기능은 상실되었다. 2011년 내부 복원공사를 마친 뒤 ‘문화역서울 284’라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사적 제284호)
 

약현성당 : 중구 청파로에 있으며, 1892년에 준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의 벽돌조 건물이다. 1886년 한불수호조약 체결로 가톨릭 박해가 끝나고 신앙의 자유를 누리게 되면서 순교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서소문 순교 장소가 내려다보이는 약현 언덕을 매입해 성당을 지었다.(사적 제252호)


명동성당 : 중구 명동길에 있으며, 1898년 축성된 고딕 양식 천주교 성당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벽돌로 쌓은 교회이다. 건축에 사용된 벽돌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이며, 붉은색과 회색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조화롭고 아름다운 건물로 완성되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대성당이다.(사적 제258호)

 

성공회 성당 : 중구 세종대로에 있으며, 1922년 착공하여 1926년 미완성인 채로 헌당식을 가졌다. 1993년에 원 설계도를 영국의 한 도서관에서 찾게 되어 본래 모습대로 1996년에 완공되었다. 로마네스크 양식에 한국 전통 건축 기법을 조화시킨 아름다운 건물이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좌성당이다.(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35호)
 

손기정기념관 : 중구 손기정로에 있으며, 1918년 세워진 양정의숙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손기정 탄생 100주년인 2014년 10월 14일에 손기정기념관으로 재탄생됐다. 과거 양정 중고등학교 교정이었으며, 현재는 손기정 체육공원 안에 있다. 손기정 선수는 양정의숙 출신(21회 졸업)으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종목으로 금메달을 땄다. 기념관 내에는 손기정 선수의 어린 시절과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 올림픽 금메달을 딴 이후의 사회 활동, 그리고 손기정의 족적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성우이용원 : 마포구 효창원로에 있으며, 건축 기록은 알 수 없다. 1927년부터 지금까지 90년이 넘도록 한 자리를 지켜온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이용원이다. 1대 서재덕 씨의 사위인 2대 이성순 씨의 아들 이남열 이발사(68세)가 현재 이용원을 운영하고 있다. 옛 이발 방식을 선호하는 단골들을 위해 아직도 면도날을 손수 갈고 식초로 머리를 감기며 옛 방식을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다. 성우이용원은 생활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개미슈퍼 : 용산구 청파로에 있으며, 건물의 건축과 개업에 대한 기록이 없지만 주민들의 증언으로 대략 100년 이상 된 구멍가게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작은 마당이 있는 도시형 한옥 집을 개조하여 1층 공간은 슈퍼로 만들고, 2층은 집주인 아저씨가 손수 지어 한 때는 댄스 교실로 사용되기도 했었다고 한다. 친정이 바로 옆집이었던 차효분 씨가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주변 지역에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들어서면서 외국인 손님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석파정 별당 : 종로구 자하문로에 있으며,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장인 석파정에 딸린 사랑채 건물이다. 구한말에 지어진 건물로 당시 상류층의 취향을 잘 보여준다. 원래 창의문 밖 부암동에 있었던 건물을 1958년 현재 위치로 이축했다.(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3호)
 

돈의문 박물관 마을 : 종로구 송월길에 있으며, 조선시대 한옥, 1930년대 일본식 주택, 1960년대 도시형 한옥, 1970~1980년대 슬래브집이 남아있던 새문안마을을 도시재생 방식으로 개조한 곳이다. 서울의 100년을 리모델링해 조성한 역사문화마을로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까지 활발한 문화를 이어가는 현재진행형 마을이다.
 

윤동주문학관 : 종로구 창의문로에 있으며, 1969년 건립된 청운아파트의 상수도 가압장을 리모델링하여 2012년 개관하였다. 윤동주 시인은 연희전문에 재학할 때(1941년) 종로구 누상동(청운효자동)에서 하숙을 했다. 인왕산을 거닐며 여러 편의 명시를 남겼고 이런 인연을 살려 종로구에서 인왕산 자락에 건립한 문학관이다.
 

최근 근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인기로 인해 고종과 의병, 그리고 당시의 호텔과 가배(커피) 등 근대 역사와 생활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작가들은 드라마 방영과 관계없이 지난 1년 동안 근대의 장소를 찾아 현재의 삶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관찰했다. 서울에 있는 수많은 장소들 중에서도 어두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다. 어찌 보면 근대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은 전형적인 다크투어 장소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어두운 역사의 흔적에서 오늘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장소이기도 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역사 앞에서 냉철하게 현실을 바로 볼 때 미래가 있다. 근대 역사가 남아 있는 장소 앞에서 가슴이 아프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아픈 가슴을 잠시나마 쓸어내리고 현재를 다시 재해석하여 새로운 공존을 모색해 보았다. 다가올 미래에는 브라이트투어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작가들은 내일도 다시 근대 역사의 현장으로 달려갈 것이다. 현재 속에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