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덜어 낸 자리에 감성과 흑백의 매력을 채우다 | 펜탁스 K-3 Mark III Monochrome
- 2024-11-07 09:46:36

1919년 시작된 펜탁스의 카메라 역사는 100년이 훌 쩍 넘었다. 가장 오래된 카메라 메이커 중 하나인 펜탁스는 그 오랜 역사만큼 사진에 대한 이해가 깊 고, 카메라 기술이 뛰어난 기업이다. 그뿐 아니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대한 공감 능력, 즉 소비자들의 필요를 잘 파악하는 브 랜드 중 하나다. 2000년대 이후 카메라 시장이 디지털 시대로 전환된 뒤에도 펜탁스는 DSLR 및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늘 강력하게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펜탁 스 카메라는 안정성, 내구성 및 고품질 이미지로 인 정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펜탁스는 자사의 또 다른 매력덩어리 하나를 선보였다. 오로지 흑백을 위한, 흑백에 의한, 흑백의 카메라, ‘펜탁스 K-3 Mark III Monochrome’이 그 주인공이다.

모노크롬 전용 CMOS 센서
컬러로 찍은 사진을 흑백으로 변환한 이미지와 흑백 전용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는 어떤 차이가 나는 것일까? 이 카메라를 테스트하면서 자연스럽 게 이런 의문이 들었다. 만약 이미지 품질의 차이가 없다면 흑백 전용이라 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서에 있다. 컬러 센서에는 R(빨강), G(초록), B(파랑)이라는 빛의 3원색으로 된 서 브픽셀이 포토다이오드 앞을 가리고 있다. 포토다이오드는 빛 신호를 전 기적 신호로 변환해 주는 센서의 일종이다. 빛은 3원색의 서브 픽셀을 통 과하면서 센스에 맺힌다. 이 과정에서 빛 정보는 다소 손실이 생기고, 이 미지 프로세서는 이런 손실을 만회하고자 색상 데이터를 추측해서 끼워 넣은 후 가공 작업을 거쳐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즉, 영상처리 엔진 을 통해 이미지를 우리 눈이 보기 좋게 하는 작업을 거친다. 반면 흑백 전 용 카메라는 이런 색상 보정 작업이 없다. 그냥 빛의 강약 유무에 따라 이 미지는 결정된다. 그래서 컬러로 찍은 뒤 흑백으로 변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흑백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흑백사진 전용 커스텀 이미지 모드
펜탁스 K-3 Mark III Monochrome으로 찍은 흑백사진이 일반 카 메라로 찍은 컬러사진을 흑백으로 변환한 것보다 품질이 좋다는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과학적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그렇 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뛰어난 것일까? 우선 계조가 풍부하다. 계조란 사진에서 표현되는 밝은 부분 과 어두운 부분 사이의 중간 톤의 변화 단계를 말한다. 쉽게 말해, 가장 밝은 부분과 가장 어두운 부분 사이에 얼마만큼 다양한 밝기 들이 존재하느냐다. 만약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야 할 때 60센티미 터 높이의 계단이 10개 있는 것과 30센티미터 높이의 계단 20개 가 있는 계단이 있다면 어느 계단으로 오르는 것이 편하고 자연스 럽겠는가. 전자는 빠르지만 보폭이 커서 힘들다. 반면 후자는 전자 보다 힘이 덜 들고 자연스럽게 오를 수 있다. 계조가 바로 이런 것 이다. 계조가 풍부한 흑백사진 속에는 단어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 로 다양한 농담을 지닌, 흑과 백 사이의 무수한 회색이 존재한다. 당연하게도 계조가 풍부할수록 묘사력도 뛰어나다. 펜탁스 K-3 Mark III Monochrome으로 찍은 사진에서는 필름 카메라로 찍은 듯 풍부한 계조를 맛볼 수 있다.

아날로그 감성의 디자인과 뛰어난 내구성
전반적인 성능과 기능은 이 카메라의 컬러 버전인 펜탁스 K-3 Mark III와 거의 같다. 2021년 발매된 펜탁스 K-3 Mark III는 APS-C 카메라 중 최고로 꼽히며 지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기종이다. 본지는 2021년 11월호 리뷰에서 ‘펜탁스 HD PENTAX-DA★ 16-50mm F2.8ED PLM AW’를 다루었다. 이때 렌즈를 마운트한 카메라가 바로 K-3 Mark III였다. 당시 K-3 Mark III를 보면서 렌즈뿐 아니라 카메라도 제대로 된 물 건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빠르고 정확한 AF, 직관적이고 편리한 조작감, 선명한 고 해상도 이미지 결과물, 견고한 바디와 뛰어난 내구성, 고속 연 사,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등. 이러한 기능과 장점들은 K-3 Mark III를 전문적인 사진 작업부터 일상적인 촬영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에 최적이었다. 펜탁스 K-3 Mark III Monochrome도 이런 뛰어난 장점을 고스란히 물려받았기에 그 성능과 기능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크고 밝은 시야율 100%의 펜타프리즘
K-3 Mark III Monochrome를 사용하면서 의외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광학 식 뷰파인더였다. 최근 몇 년 사이 미러리스 카메라가 많아지면서 덩달아 전자 식 뷰파인더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그러면서 광학식 뷰파인더에서 느낄 수 있는 피사체의 선명함과 자연스러움은 어느새 옛것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광학식 뷰파인더의 매력을 새삼 깨달았다. 여전히 광학식 뷰파인더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좋은 도구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햇볕이 쨍한 날, 전자식 뷰파인더를 통해서라면 구별하기 어려운 피사체의 명암 차이나 섬세한 부분도 이 카메라의 광학식 뷰파인더를 통해서는 정확하 게 구별이 가능했다. 고성능 펜타프리즘 덕분에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프레임 속 피사체를 더 깨끗하고 선명하게 표현해 주었다.
K-3 Mark III Monochrome를 사용하면서 의외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광학 식 뷰파인더였다. 최근 몇 년 사이 미러리스 카메라가 많아지면서 덩달아 전자 식 뷰파인더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그러면서 광학식 뷰파인더에서 느낄 수 있는 피사체의 선명함과 자연스러움은 어느새 옛것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광학식 뷰파인더의 매력을 새삼 깨달았다. 여전히 광학식 뷰파인더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좋은 도구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햇볕이 쨍한 날, 전자식 뷰파인더를 통해서라면 구별하기 어려운 피사체의 명암 차이나 섬세한 부분도 이 카메라의 광학식 뷰파인더를 통해서는 정확하 게 구별이 가능했다. 고성능 펜타프리즘 덕분에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프레임 속 피사체를 더 깨끗하고 선명하게 표현해 주었다.

최대 보정 효과 5.5 스톱을 지원하는 흔들림 보정 기능
K-3 Mark III와 다른 점도 있다. 흑백 전용으로 바뀌면서 생긴 자연스 러운 변화다. 감도가 ISO 100이 아닌 200부터 시작한다. 모노크롬 전 용 센서는 빛 손실을 유발하는 컬러 필터가 없기 때문에 컬러 센서보 다 더 많은 빛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따라서 ISO 200이 최소 감도로 설정되었다. 또 다른 하나는 화이트밸런스 조정 기능이 없다. 컬러사진과 달리 흑백사진은 색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K-3 Mark III 후면부 있는 화이트밸런스 조절 버튼은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 으로 바로 전환할 수 있는 Fx(기능) 버튼으로 바뀌었다. 흑백 전용 카 메라다운 세심한 설계와 사용자 배려 덕분에 이 카메라를 이용한 흑 백사진 찍기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인체공학적 설계로 더 부드러워진 조작성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열리면서 컬러와 흑백의 경계가 무너졌다. 컬러와 흑백 필름 을 구별하지 않고, 컬러로 사진을 찍은 뒤 흑백으로 손쉽게 변환할 수 있게 되면 서부터다. 흑백 사진은 찍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디지 털 시대에서 쉽게 변환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흑백 사진은 크게 각광받지 못한 다. 컬러에서 흑백으로 변환하는 번거로움과 변환 뒤의 이미지 품질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애초에 흑백을 염두하고 찍는 피사체와 컬러로 찍으려는 피사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흑백으로는 찍고 싶은 대상이라도 컬러로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무수히 많다. 그렇다면 애초에 흑백으로만 찍히는 디지털 카메라가 있다면 어떨까? 컬러 사진으로 느낄 수 없는 예술적 이미지가 나오지 않을까? 이런 것이 펜탁스의 아이디어였던 것 같다. 펜탁스는 이런 독창적 마인드 로 모노크롬 센서를 개발하고 자사의 최신 인기 기종인 K-3 Mark III에 이 센서를 이식시켰다. 그렇게 탄생한 카메라가 K-3 Mark III Monochrome이다. 흑백 사진 의 묘미를 맛보고 싶지만, 아날로그 카메라와 흑백 필름에 대한 부담 때문에 망설 인다면 이 카메라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글 이윤환
해당기사는 2024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3 Mark III와 다른 점도 있다. 흑백 전용으로 바뀌면서 생긴 자연스 러운 변화다. 감도가 ISO 100이 아닌 200부터 시작한다. 모노크롬 전 용 센서는 빛 손실을 유발하는 컬러 필터가 없기 때문에 컬러 센서보 다 더 많은 빛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따라서 ISO 200이 최소 감도로 설정되었다. 또 다른 하나는 화이트밸런스 조정 기능이 없다. 컬러사진과 달리 흑백사진은 색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K-3 Mark III 후면부 있는 화이트밸런스 조절 버튼은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 으로 바로 전환할 수 있는 Fx(기능) 버튼으로 바뀌었다. 흑백 전용 카 메라다운 세심한 설계와 사용자 배려 덕분에 이 카메라를 이용한 흑 백사진 찍기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인체공학적 설계로 더 부드러워진 조작성
디지털카메라 시대가 열리면서 컬러와 흑백의 경계가 무너졌다. 컬러와 흑백 필름 을 구별하지 않고, 컬러로 사진을 찍은 뒤 흑백으로 손쉽게 변환할 수 있게 되면 서부터다. 흑백 사진은 찍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디지 털 시대에서 쉽게 변환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흑백 사진은 크게 각광받지 못한 다. 컬러에서 흑백으로 변환하는 번거로움과 변환 뒤의 이미지 품질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애초에 흑백을 염두하고 찍는 피사체와 컬러로 찍으려는 피사체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흑백으로는 찍고 싶은 대상이라도 컬러로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무수히 많다. 그렇다면 애초에 흑백으로만 찍히는 디지털 카메라가 있다면 어떨까? 컬러 사진으로 느낄 수 없는 예술적 이미지가 나오지 않을까? 이런 것이 펜탁스의 아이디어였던 것 같다. 펜탁스는 이런 독창적 마인드 로 모노크롬 센서를 개발하고 자사의 최신 인기 기종인 K-3 Mark III에 이 센서를 이식시켰다. 그렇게 탄생한 카메라가 K-3 Mark III Monochrome이다. 흑백 사진 의 묘미를 맛보고 싶지만, 아날로그 카메라와 흑백 필름에 대한 부담 때문에 망설 인다면 이 카메라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글 이윤환
해당기사는 2024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