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붙드는 대조와 대비 사진

시선을 붙드는 대조와 대비 사진
평범함 속에서 재미를 찾는 관찰의 힘  


 

A모드, 50mm, f2.8, 1/2000초, ISO 100

 ‘웃프다’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웃기지만 슬픈’, 이 상반된 두 감정이 뒤섞여 느껴질 때 쓰인다. 이런 용어는 삶에서 느끼는 감정이 어느 하나로 단언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것이라는 것을 잘 드러내 준다. 어떤 글이나 그림, 또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복잡한 감정이 뒤섞일 때 우리의 여운은 더 깊다. 사진에서도 이런 효과는 그대로 드러난다.


 사진을 보는 대부분 사람에게 즉시 ‘유쾌함’이나 ‘불쾌감’, 또는 ‘기쁨’이나 ‘슬픔’의 감정을 일으키는 사진은 많다. 보는 즉시 ‘깨끗함’과 ‘더러움’, ‘시원함’과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사진도 많다. 하지만, 어떤 사진을 보면 상반된 감정이 절묘하게 섞여서 나올 때가 있다. 이런 사진은 더욱 보는 이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이런 사진 대부분은 대조와 대비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찍은 사진들이다.


‘대조’는 서로 반대되는 것들을 함께 배치하는 것들이고, ‘대비’는 서로 차이 나는 것들을 함께 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대조’와 ‘대비’를 사전적인 의미로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사진을 찍을 때 ‘대조’와 ‘대비’는 거의 같은 것이다. ‘반대되고 ‘차이’나는 것은 한 프레임 안에 구성할 수 있는 관찰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 


 
주거지와 공장지대, 아파트와 낡은 주택을 중앙의 교회를 중심으로 나누어서 한 프레임에 넣었다. 


TIPS
1. 서로 다른 것들을 연관 지어본다 
어울리지 않아 보이거나 상반되는 것들이 한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신기하고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개와 고양이가 사이좋게 노는 모습이나, 초록색 숲 속 빨간 지붕은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사진에서의 대비 효과도 이와 같다. 우리 주변에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혹은 상반되는 것들이 꽤 잘 어우려져 있다. 그것들을 발견하고 찍어 내는 것은 사진의 즐거움 중 하나다.

2. 대조와 대비는 창의력의 시작과 끝이다 
밝음과 어둠의 대비, 보색 대비, 생물과 무생물의 대비, 멈춤과 움직임의 대비 등 한 장의 사진 속에 극단적인 대비를 담아내는 것은 창의적인 관찰의 결과다. 이런 창의력은 주변 대상을 더 관심 있게 보는 훈련을 통해 길러진다.


NOTE. 빛을 읽어야 대비가 산다.

 

▲ 날씨에 따른 대비의 차이

대비는 영어로 콘트라스트(Contrast)다. 사진에서 콘트라스트는 빛의 명암 차이에서 드러난다. 즉, 대비를 잘 표현하는 사진을 찍으려면 빛을 잘 관찰해야 한다. 명암 차이가 없는 사진은 콘트라스트가 약한 사진이 된다.

왼쪽 사진은 흐린 날에 찍은 사진이다. 흐린 날은 콘트라스트가 떨어져 사진이 단조롭게 보인다. 하지만 맑은 날 찍은 오른쪽 사진은 그늘진 곳과 빛이 비치는 곳의 명암 차이가 커서 콘트라스트가 강해 입체감과 생동감이 살아나는 사진이 되었다.

 
A모드, 70mm, f6.3, 1/1250초, ISO 100
해가 비치는 곳과 그림자 진 곳을 나누고 일광욕을 즐기는 여성과 바위섬에 서 있는 사람을 양쪽으로 배치했다.
 

A모드, 50mm, f2.8, 1/200초, ISO 400
아이들이 사이좋게 노는 장면이 그려진 벽화 너머에 청소년들이 묘한 발길질을 주고 받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 두 장면을 한 프레임에 담아 보았다. 
 

A모드, 29mm, f4.5, 1/125초, ISO 100
하와이 공항 대합실에 걸린 원주민 사진과 그 밑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모습도절묘한 대비를 이루었다.


포토샵으로 콘트라스트 강하게 하기
 

콘트라스트가 약한 사진은 부드러워 보이지만 힘이 빠져 보일 때가 많다. 시선을 끄는 힘이 약하다 싶은 사진에 콘트라스트를 조금만 더 강하게 넣으면 사진이 활력 넘치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포토샵으로 콘트라스트를 간단하게 조정할 수 있다.


1. 보정할 사진을 Camera Raw를 이용해서 연다. 
역광으로 찍힌 사진인데 전반적으로 콘트라스트가 떨어져서 흐릿한 사진처럼 보인다. 
 


2. 기본 밝기 조절과 대비 설정
기본 도구 바에서 대비를 올리고, 밝은 영역과 흰색 계열은 +로, 어두운 영역과 검정 계열은 -로 조절한다. 명료도는 30~50정도로 올려주면 좋다. 이 외 노출과 색온도도 이미지 분위기에 맞게 조절한다.

 

3. 톤 곡선 조정으로 콘트라스트 최종 설정
기본 도구 바에서 ‘톤 곡선’을 선택하고 밝은 영역은 밝게, 어두운 영역은 어둡게 해서 더 뚜렷한 대비를 내도록 설정한다. 이때 밝은 영역은 너무 하얗게 되고, 어두운 영역이 너무 어둡게 묻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글·사진 : 이윤환 기자
해당 기사는 2018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