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사진축제&사진페어②

|프랑스| Les Rencontres d’Arles
7월 - 9월


 

Sina Shiri, Silent side, Neishabour, Iran, September 2015. Courtesy of the artist.
ⓒRencontres Arles


유럽 최대의 사진축제로 손꼽히는 아를포토페스티벌 Les Rencontres de la photographie, Arles이 올해로 48주년을 맞이했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아를은 남프랑스 프로방스에 위치해 있는 인구 5만의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아를시의 꾸준한 관심으로 인해 오늘날 세계에서 열리는 국제사진페스티벌 중 가장 오랜 역사와 명성을 가지게 되었다. 올해 7월 3일부터 9월 24일까지 약 3달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25개국에서 약 25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도시 전체가 축제를 위한 전시장으로 변모하는데 작은 교회부터 거대 창고까지 도시 곳곳에서 전시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모인 사진가, 큐레이터, 출판인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축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특히 개최 첫째 주에 진행되는 사진작가들의 강연과 포트폴리오 리뷰 등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Oscar Munoz, Juego de las Probabilidades, 2007. Courtesy of the artist and Mor Charpentier Gallery, Paris.
ⓒRencontres Arles

 

Colombia. Viki Ospina, Bambuco, 1977. Courtesy of the artist.
ⓒRencontres Arles


아를포토페스티벌이 다른 사진축제와 구별되고 주목받는 이유는 그들이 정해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우선 작년과 마찬가지로 전시 타이틀을 정해놓지 않고 여러 주제 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이를 통해 하나의 정해진 타이틀에서 벗어나 개방적인 자세로 예술을 바라보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Paz Errazuriz, Black Demon, from the Ring Fighters series, 2002-2003. Courtesy of the artist.
ⓒRencontres Arles

 

Paz Errazuriz, Evelyn, La Palmera, Santiago, from the Adam’s apple series, 1983. Courtesy of Galeria AFA, Santiago, Chili.
ⓒRencontres Arles

 

Shadi Ghadirian, Qajar, 1998. Courtesy of the artist and Silk Road Gallery.
ⓒRencontres Arles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2017년 아를포토페스티벌에서는 여러 주제를 만날 수 있지만 그중 하나인 ‘LATINA!’는 라틴아메리카의 모습을 여러 소주제에 맞추어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을 통해 1960년부터 2016년까지 라틴 아메리카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으며 사진작가 Paz Errazuriz는 을 통해 일상을 사는 칠레 사람들의 모습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는 28명의 콜롬비아 사진작가들의 작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통해 그들의 역사와 기억, 장소와 지역, 자연과 문화, 정체성과 표상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밖에도 주제 전 중 하나인 ‘I AM WRITING TO YOU FROM A FAR-OFF COUNTRY’에서는 이란과 스페인 작가들의 작업을 강조했는데, 그중 을 통해 66명의 이란 사진작가들의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사진계를 주름잡던 기성 작가들이 아닌, 제 3세계의 사진작가들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여러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운영되는데 그중 가장 이목을 끄는 프로그램은 ‘LUMA 더미 북 어워드’ LUMA Rencontres Dummy Book Award를 꼽을 수 있다. LUMA 더미 북 어워드에 출품작은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을 기반으로 진행되는데, 작가 자신의 사진 작업과 레이아웃 등 모든 것을 기획하여 작업을 충실히 보여줄 수 있는 가제본을 제작해 제출 한다. 올해에는 35개국에서 205명이 참가했으며, 수상자에게는 25,000유로의 상금과 2017년 아를포토페스티벌에서 기념전시를 제공한다. 올해는 Olga Kravets, Maria Morina, Anna Shpakova, Oksana Yushko의 가 우승을 차지했는데, 급속한 사회변화와 두 번의 전쟁으로 인해 혼란 속에 살고 있는 러시아 체첸 공화국 속 도시 그로즈니의 모습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