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사진이 머무는 사랑방이 되다, 양평 카페 갤러리 her
- 2019-12-20 16:31:18
사진이 머무는 사랑방이 되다
양평 카페 갤러리 her

갤러리 전경
경기도 양평에 시원하게 흐르는 북한강과 마주한 카페가 있다. 유럽의 세련된 옛집을 보는 듯, 하얀 이층집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외관의 건축미와 함께 내부에 들어가면, 인사동 유명 갤러리에서 볼법한 작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공간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리고 양평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카페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표면적으로는 카페와 갤러리가 함께 있는 공간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만남의 장을, 동시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문화 예술 공간으로써 자리 잡고 있다.

창문 넘어 북한강이 보이는 풍경
양평에 카페 갤러리를 열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황숙정 관장은 “양평이 지역적으로 서울과 가까워서 이곳에서 창작에 몰두하는 작가분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함께 작업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전시를 보며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공간에서는 전시 외에도 사진 교육과 독서 모임 등이 서로 병행되고 있다. 황숙정 관장은 “오늘날 소리 내어 책을 읽을 수 있는 모임이 많이 없다”며 이 공간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하여금 같이 모여 예술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1층 전경

2층 전경
카페 갤러리 her은 1층과 2층에 걸쳐 전시를 구성한다. 이로 인해 카페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작품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데, 기존 갤러리와 차이점이 있다면 긴 시간 동안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오랜 시간 자연스럽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깊이 있는 공감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양재문 作
기획되는 전시는 대부분 작가 초대전으로 진행되며 현재는 양재문 작가의 사진전이 개최되고 있다. 양재문 작가는 이전 <비천몽(飛天夢)> 작업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한을 풀어내고자 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작업 <몽환(夢幻)>에서는 느린 셔터가 만드는 흐린 이미지를 통해 한을 넘어 이를 ‘아리랑’으로 승화한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시간’에 대한 개념이다. 그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한(恨)에 대한 편린을 풀어낸다.
경기도 양평 서종면 문호리 북한강로 1102 (031-772-9040)
찾아가는 길 : 서울 춘천 고속도로를 타고 서종IC 방면으로 나와 좌회전후 70m 부근 좌측에 위치하고 있다.

황숙정 관장은 1997년 첫 개인전 이후 2000년에 <터> 사진전을 두 번 가졌으며, 2002년 <비의 노래> 와 2010년 <기억의 풍경>을 비롯하여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에 참여했다. 같은 해 2010년에는 한국여성사진가협회의 4대 회장으로 취임하였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사진집으로는 <기억의 풍경>(사진예술사, 2010)을 출판했다.
글 최보윤 기자
사진 조해솔 기자
해당 기사는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 조해솔 기자
해당 기사는 2017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