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형상』



사진 오상조 | 글 김준태 | 윤진 | 160쪽
오상조의 『돌의 형상』은 78점의 흑백사진으로 인간의 염원을 담은 석장승, 매향비, 돌부처, 돌탑, 석성 등을 새롭게 해석했다. 우리 선조들은 땅 위에 있는 자연석에 그들의 생각을 조각한 후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하였는데, 이러한 돌의 형태는 우리 곁에 남아 역사의 흔적을 전해준다. 그러나 이를 기록하는 것, 특히 옛 선조들의 숨결이나 장인정신의 혼을 사진에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작가는 최대한 돌의 형상을 오랫동안 관조하기 위해 대형 카메라와 흑백필름으로 느리게 작업하였고, 현상과 인화 과정까지 직접 진행하여 촬영하던 순간의 느낌과 암실에서 서서히 나타나는 사진 영상을 일치시켰다. 비록 2차원의 인화지에 재현되는 이미지일지라도, 옛 선조들의 철학과 장인정신에 다가가기 위해 수행의 자세로 임했다는 것이다. 또한 보존성이 높은 은염사진 방식으로 출력하였는데, 이는 작가의 사진이 우리 곁을 지켜 왔던 ‘돌의 형상’들처럼 오랫동안 남겨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글: 황인서 기자, 이미지 제공: 윤진
게재일자: 2021-06-07 09:40 수정일자: 2021-06-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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