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소통하는 예술,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2018년 2월 23일, 오산시과 용인시에서 운영하던 미술관이 아모레페시픽그룹 신사옥 미술관으로 통합됐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신본사로 이전한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이 5월 3일 개관기념전 ‘디시전 포레스트(Decision Forest)’로 문을 연 것. 창업자인 서성환(1924~2003) 회장과 아들 서경배 현 회장의 대를 이은 컬렉션으로 개관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과거 1979년 태평양박물관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으로 명칭을 바꾼 바 있다.

 

본사 전경


지하 7층, 지상 22층, 연면적 18만8,902.07㎡(약 5만7,150평) 규모의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건물은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됐다. 이번 신본사의 건축 디자인 핵심은 ‘연결(Connectivity)’이다. 백자 달항아리에 영감을 받아 지은 건물 외관은 정육면체 형태의 단일 구조물로 ‘연결’과 ‘소통’의 가치가 잘 표현됐다. 건물 내 공원 공간을 중심으로 도심을 향해 개방된 3개의 대형 문이 건물 내부와 외부 환경을 잇는다. 신사옥의 1층부터 3층의 가구는 한국의 젊은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지상 1층에 배치된 의자는 오설록 1979와 티하우스의 공간 기획을 맡은 이광호 작가, 2층과 3층의 가구는 각각 윤여범, 최형문 작가의 작품이다.


그리고 아모레퍼시픽 신본사 안에 전시장이 있다. 전시장은 사옥의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마련됐다. 약 3300㎡(약 900평) 규모다. 지상 1층에는 미술관의 소규모 전시 공간인 APMA 캐비넷(APMA CABINET), 세계 각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시도록을 열람할 수 있는 전시도록 라이브러리(apLAP) 등 누구나 다양한 예술, 문화, 전시를 접하고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올해 말 까지 운영될 예정인 APMA 캐비넷의 <아모레퍼시픽과 건축가들> 전시에서는 데이비드 치퍼필드, 알바로 시자 등 아모레퍼시픽의 다양한 건축물과 설계한 건축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살필 수 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개관기념전 <Decision Forest>이 개최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설립 이래로, ’예술’이라는 인류 공통의 언어로 “작가와 대중이 소통하며 한국 문화와 세계 문화가 만나는 ‘광장(廣場)’을 꿈꾼다”는 목적을 가졌다. 개관전으로 기획한 ‘디시전 포레스트’에서 선보이는 작품 또한 관객의 참여가 필요한 대규모 인터랙티브 미디어 전시다.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주요 프로젝트 24개, 총 29점이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건물의 아트리움부터 미술관 로비, 지하 6개 전시장의 공간에 맞춰 새롭게 프로그래밍 됐다. 라파엘 로자노-헤머는 이번 전시에서 70t의 모래를 쏟아부은 인공 해변 ‘샌드박스’, 폐쇄회로(CC) TV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를 유희로 바꾼 ‘줌 파빌리언’ 등을 선보이며 관객과 상호작용을 시도한다.

 

ⒸRafael Lozano-Hemmer, Blue Sun, 2018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전시 제목 <Decision Forest>은 과학 용어이지만 이번 전시와 관련해서는 관람객의 선택 및 상호작용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결과값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전시된 작품들은 그 자체가 관람객 스스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달라진 상황 및 상태로 존재하며, 관람객이 주인공이 되어 만들어가는 창의적 소통의 플랫폼의 다른 말”이라고 한다. 인터렉티브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체험하며 관객은 전시장 안에서 ‘예술’을 놀이로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Rafael Lozano-Hemmer, Sandbox (Relational Architecture 17), 2010




ⒸRafael Lozano-Hemmer, Pulse Index, 2010

 

한편, 서경배 회장은 2016년 미국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알아주는 미술 애호가다. 지난 5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승창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관장은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소장품 수는 약 5,000점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이 소장한 대표적인 고미술품으로 수월관음도(보물 제1426호), 백자대호(보물 제1441호), 분청사기 상감묘지명 및 분청사기 인화문장군(보물 제1450호), 감지은니대방광불화엄경(보물 제1559호)이 있으며 대표적 현대미술품으로는 안토니 곰리의 ‘북방의 천사’, 이불의 ‘Crush’ 등이 있다. 앞으로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은 “지역과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미’의 창조적 소통과 국제적 흐름을 선도하는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는 등의 문화적 사업을 펼치며 대중과 문화를 나눌 예정이다.

 
글 김다울 기자
이미지 제공 아모레퍼시픽

해당 기사는 2018년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