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사진과 사람을 잇다. 배다리 사진공간 배다리



‘배다리’란 배를 일정 간격으로 늘어놓아 사람들이 내를 건널 수 있게 만들어놓은 다리를 뜻한다. 
사진 공간 배다리는 사진과 사람을 잇는 다리를 만들고 있다.


 
전시장 외관


인천 차이나타운의 이국적인 거리 안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는 이 공간은 단순히 사진 갤러리라고 말하기 힘들다. 표면적으로는 카페가 결합된 사진 갤러리이며,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하는 복합 공간이다. 그러나 인천사람들에게, 그리고 시작 장애인들에게는 조금 더 깊은 의미가 있다. 

 

내부 전경
 
사진공간 배다리는 2012년 5월에 세워져 만들어진지 벌써 5년이 지났다. 인천에 있는 한 시각장애인 학교에서 15년 동안 수학과 컴퓨터를 가르쳤던 배다리의 이상봉 관장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한 사진 동아리를 만들어 사진을 찍었던 중 문득 인천에 사진 공간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놀랐다고 한다. 좋은 전시를 볼 만한 사진 갤러리도 없으며, 평생 교육원 외에 질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간 또한 없었다. 그래서 그는 “시각장애인 아이들을 위해 인천이라는 지역 사회에 하나의 사진공간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진이라는 예술 테두리에서 지리적으로 소외 된 인천을 중심으로 사진을 보고, 배우고, 얘기할 수 있는 공간 말이다. 
 

내부 전경

그가 처음 만든 갤러리가 지금 인천 북성동에 있는 배다리 1관 북성동 갤러리이다. 이곳에서 그의 시각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첫 전시를 열었다. 그것은 인천의 첫 사진 갤러리이자, 시각장애인을 위한 첫 갤러리였다. 지금은 북성동에 있는 1관을 포함해 차이나타운에 2관이 동시에 운영된다. 주로 전시와 교육은 차이나타운관에서 진행이 되며 1관은 대관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배다리 전시의 특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좋은 전시면 무조건 다 진행한다”고 답했다. 나이와 유명세를 떠나 오직 좋은 전시를 인천 지역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가 초대전과 함께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전시가 병행된다고 한다. 지역 사회를 위한 전시와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전시가 상호적으로 이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사진 공간 배다리의 이상봉 관장은 배다리의 최종 꿈은 “지금 함께 전시를 하고 있는 장애인 학생들이 계속 사진에 관심을 갖게하고 사진을 통해 우리와 함께 교감하는 것. 그래서 언젠가 외국의 사례처럼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프로 작가를 육성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가능할까. 그는 기자의 질문에 일상에서 사진 찍는 방식을 설명해주었다. “기존에 장애인 학생들의 사진 찍기 방식은 일반인과 동행해서 일반인이 말해주는 것을 장애인 학생들이 찍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배다리에서 진행하려는 방식은 이와는 약간 다르다. 가령 아이들은 따뜻함이나 포근함과 같이 그들이 직접 경험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내부 전경


일반적으로 사진에 담기는 멋진 풍경의 틀을 벗어나, 일상 속에서 자신이 매일 만지는 촉감을 기억하고 사진을 찍게 하는 것이다. 엄마의 품, 키우는 강아지의 부드러운 털, 매일 아침 이불 속 느낌 등등. 이러한 일상 속의 감정들을 사진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통해 일반인의 코칭 없이도 스스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감각을 키우는 것이다. 배다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장애인 학생들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데 지향점을 두고 있었다. 


지리적으로 소외된 지역 커뮤니티와 장애인 학생들을 연결하는 사진공간 배다리는 이름 그대로 갤러리, 카페, 혹은 사진관으로 구획 지을 수 없는 포괄적인 ‘공간’이었다. 구획 짓지 않고 배제하지 않는 따뜻함이 거기에 있었다.


*찾아가는 길 인천역 1번 출구로 나와 중국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차이나타운 골목으로 올라간다. 차이나타운 언덕을 오르며 그 붉은 골목을 조금 빠져나올 때쯤 불쑥 하얗고 푸른 2층 건물이 나타난다. 그곳이 카페 겸 갤러리를 동시에 운영하는 사진공간 배다리이다.


 
글 : 오은지 기자
이미지 제공 : 사진공간 배다리


 
해당 기사는 2017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