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트마켓에서 만난 사진들


2017 Hongkong Art Basel
2017 Art Central Hongkong

 
2017 홍콩 아트 바젤(Hongkong Art Basel)이 지난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열렸다. 세계적인 금융시장인 홍콩은 동서양 문물이 교차하면서 국제적인 예술시장이자, 아트 허브로 꼽힌다. 특히 올해로 5회째를 맞은 홍콩 아트 바젤에는 34개국에서 242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다. 올해 약 8만명의 관객이 관람한 이 행사에는 세계의 내노라하는 갤러리와 작가들이 참여해 조용하지만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홍콩 아트 바젤이 열리는 주간은, 홍콩 센트럴 전역이 예술로 물드는 예술주간으로 다양한 위성축제와 전시도 함께 열렸다. 특히 지난 3월 21일부터 25일까지 열린 홍콩 아트 센트럴(Art Central Hongkong)은 올해가 세 번째 행사로 홍콩 아트 바젤이 열린 홍콩 컨벤션 센터와는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떨어진 센트럴 하버프론트(Central Harbourfront)에서 열렸다. 봄날의 화창한 날씨에, 바다를 바로 마주한 홍콩 아트 센트럴에는 약 150여개의 갤러리들이 참여했으며, 아트 바젤을 찾은 관객들이 이 곳도 함께 찾으며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트센트럴 홍콩의 아트스페이스J 부스 전경, 아트스페이스J는 원범식의 사진으로 Solo Show 부스를 운영했다.


홍콩 아트 바젤이 대형 갤러리들과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아트 마켓의 최전선을 볼 수 있는 치열한 예술 시장이라면, 홍콩 아트 센트럴은 그보다는 더 자유로운 분위기로 신생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축제 같은 행사였다.

홍콩 아트 바젤에서는 영국 ATLAS 갤러리가 사진전문갤러리로 참여해 Nick Brant, Rene Burri, Irving Penn 등 거장들의 클래식 작품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ATLAS 갤러리의 Caterina Mestrovich는 “우리 갤러리는 홍콩 아트바젤에 올해로 5년째 참가하는 레귤러 멤버로, 우리를 제외하고 홍콩 아트바젤에 사진만으로 참여하는 갤러리 수가 많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Wentrup 갤러리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퀴어 포트레이트를 작업한 자넬라 무흘리(Zanele Muholi)의 작품을 전시했으며, 국내 갤러리로는 원앤제이 갤러리에서 오승열의  <포화 Spray> 작품을 선보였다.

홍콩 아트 바젤이 회화, 조각, 설치 등의 다른 장르에 비해 사진작품의 수가 적었던 반면, 홍콩 아트 센트럴은 상대적으로 사진작품을 선보이는 갤러리들이 많았다. 특히 국내 갤러리인 아트스페이스J가 원범식의 작품으로 부스 전체를 꾸려서 눈길을 끌었고, 갤러리 이배는 임창민을, 갤러리 SalondeH는 한경우의 작품을 선보였다.

 


홍콩 아트 바젤 전경



독일 Spruth Magers Gallery에서는 신디 셔먼의 신작을 포함한 작품들을 전시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Dittrich & Schlechtriem 갤러리는 Julian Charriere의 사진과 설치작품을 함께 선보였다.

아트스페이스J의 나정희 관장은 “홍콩 아트 바젤에 비해 홍콩 아트 센트럴은 더 가볍고 발랄한 분위기로, 다양한 관객들이 행사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여러 작가를 조금씩 보여주는 것보다, 원범식 작가 한 명의 작품으로 부스 전체를 채워서 관객들의 집중도도 높았고, 이번 전시한 소품들은 거의 다 판매가 됐다”고 전했다. 갤러리 비케이의 장서희 실장은 “아트 센트럴에서 작품을 구매한 콜렉터들을 보면, 젊은 커플부터 기업인, 할머니까지 연령층도 성격도 다양해서 인상적이었다, 관객들이 작품만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질문도 많이 하고 설명도 자세히 듣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며 “이번 행사는 한국 갤러리들도 많이 참여했는데, 한국과 가까운 시장이다 보니 한국 작가들이나 갤러리들이 해외 미술시장에 나가기 위해 협업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아트 마켓의 플랫폼인, 이번 홍콩 아트 바젤과 아트 센트럴에서는, 현재 예술시장의 최전선에서 어떤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어떤 흐름이 있는가를 되짚어보며, 미래의 유망주들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리트머스지와도 같았다. 또한 단순한 아트 마켓만이 아니라 작가와의 대담, 큐레이터 토크, 아트 살롱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면서 시장과 전시, 감상, 교류가 함께하며 전 세계 작가와 갤러리스트,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흥겨운 예술 잔치로 막을 내렸다.


 


글 석현혜 기자 이미지 제공 Hongkong Art Basel, Art Central Hongkong
해당 기사는 2017년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