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디자인을 디지털 기술과 접목한 명품 핫셀블라드 907X 50C



지난해 6월, 중형카메라의 대명사 핫셀블라드가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중형카메라를 선보였다. 907X가 바로 그 주인공! 무게는 206g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신 CFV II 50C 디지털백을 장착하면 현존 최강의 중형 미러리스 디지털카메라 ‘핫셀블라드 907X 50C’가 완성된다.

이 카메라를 선보이면서 핫셀블라드가 내세운 슬로건은 ‘과거의 위대한 유산과 당신의 현재와 미래를 연결합니다!’이다. 여기서 과거의 유산은 50년 전 인류 최초 달 착륙 현장에 함께 할 정도로 이미 완성된 핫셀블라드의 아날로그 광학 카메라 기술을 말한다. 현재와 미래는 요즘 대세인 디지털 기술이다. 907X 50C를 사용해 보면 핫셀블라드의 슬로건이 이 카메라와 더 없이 어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의 뛰어난 디자인과 기술력을 고스란히 살리고, 그 위에 디지털 기술을 입혔는데 그 조화가 절묘하다. 아날로그 시절 완성된 중형 시스템이 디지털에 밀려나고 잊히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과 조화를 이루어 더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핫셀블라드 907X 50C는 아날로그 시대의 유산이 디지털의 거센 바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보여준 기억해야 할 우리 시대의 명품이다.


 
CFV II 50C(좌), 907X(가운데), XCD 렌즈(우)를 결합하면 현존 최강의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가 된다.
 
 
 
1. 튼튼하고 확장성 높은 XCD 렌즈 마운트
907X 50C에 XCD 렌즈를 결합하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 또 XH 어댑터, XV 어댑터 및 XPan 렌즈 어댑터 등 다양한 어댑터를 이용하면 핫셀블라드의 또 다른 명품 렌즈인 HC, HCD 및 XPan 렌즈를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2. 907X와 CFV II 50C를 단단하게 고정하고 손쉽게 분리하는 버튼
907X를 CFV II 50C에 장착하거나 분리할 때 사용하는 단 한 번의 조작으로 간단하게 해결된다. 장착되었을 때는 마치 하나인 것처럼 전혀 삐걱거림이 없고, 분리될 때도 더없이 부드럽다.


 
3. 5천만 화소 중형 센서를 품은 독립형 디지털 백
독립형 디지털 백으로 사용 가능한 CFV II 50C는 5천만 화소에 달하는 중형 CMOS 센서가 탑재되었다. 센서 앞에는 IR 필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적외선에 의한 화질 저하를 없앴다. 907X 50C의 압도적인 해상력과 묘사력은 우수한 렌즈에서 시작되어, 고성능 카메라를 거쳐 바로 이곳에서 완성된다. CFV II 50C는 1957년 이후 생산된 대부분의 핫셀블라드 V 시스템 카메라에 장착할 수 있다.


 

4. 익숙한 셔터와 혁신적인 다이얼
셔터 버튼은 좌측 하단에 있는데 이는 필름 시절부터 핫셀블라드를 사용하여 온 사용자에게 가장 친숙한 위치다. 디지털 편의성과 디자인을 모두 잡은 것은 셔터를 둘러싼 형태로 만든  설정 다이얼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촬영에 필요한 설정을 빠르게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5. 삼각대 연결 나사를 포함한 다양한 외부 기기 연결 소켓
왼쪽부터 컨트롤 그립 나사 소켓, 1/4인치 삼각대 나사 소켓, 5.2mm 블라인드 구멍이 있어 연결성이 뛰어나다. 또한 연결 소켓들이 자리한 CFV II 50C의 바닥은 단단한 금속 재질로 만들어져서 마모와 충격과 긁힘에 강하다.


 

6. 90˚로 회전하는 틸트식 디스플레이
뒷면 디스플레이는 틸트 식으로 45˚와 90˚ 위치에 고정할 수 있어서 로우 촬영이나 허리 수준 촬영을 할 때 유용하다. 특히, 24비트 920K 고해상도 3인치 터치-틸트 스크린을 통해 보이는 피사체는 밝은 태양 아래에서도 또렷하게 보여서 밝은 날 야외 촬영도 거뜬하다.

 

7. 더 편리한 촬영을 돕는 광학 뷰파인더와 컨트롤 그립
별도로 판매하는 907X 광학 뷰 파인더(OVF)를 간편하게 장착할 수 있으며, 이를 사용해서 편하게 아이 레벨 촬영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촬영에 필요한 대부분 기능을 제공하는 전용 컨트롤 그립을 장착하면 아이 레벨 촬영은 더 편해진다.


 

8. SD 듀얼 카드 슬롯
SD 카드 2장을 넣을 수 있는 듀얼 슬롯이 탑재되어, 2개의 메모리 카드를 넣어서 순차기록, 동시기록 등을 원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다. 메모리 슬롯 위에는 단단한 잠금장치로 고정되는 배터리 슬롯이 있다.

9. 다목적 USB Type-C 포트
CFV II 50C 왼쪽에 외부 단자인 USB Type-C 포트가 있다. USB Type-C를 지원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과 연결한 뒤 응용 프로그램 ‘Phocus Mobile’을 설치하면 핫셀블라드가 지원하는 다양한 원격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충전용 단자를 연결하면 바로 바로 충전할 수 있다.




10. 다양하고 유용한 디지털 단자
CFV II 50C 뒤쪽 하단에 있는 고무 덮개를 열면 다양한 입출력 단자들이 나타난다. 좌측에서부터 마이크 입력, 오디오 출력, 플래시 동기화 입력, 플래시 동기화 출력 등 유용한 단자가 배치되어 있어 외부 기기와 쉽게 연결해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화면으로만 보기 아깝다!’ 907X 50C로 찍은 사진을 모니터로 보면서 든 생각이다. 이런 사진은 가능한 큰 파인아트 인화지에 크게 프린트해서 봐야 실감나고, 크지 않더라도 작은 용지에 인화하면 색감과 계조를 더 살릴 수 있다.

그렇다고 모니터 상으로 본다고 화질이 나빠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특정 부분을 확대하면 작은 센서를 가진 카메라로는 볼 수 없던 섬세한 부분까지 다 드러난다. 907X 50C의 5천만 화소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이미지의 결과물이 이렇게 훌륭하다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점이기에 그렇게 놀랍지 않다. 어찌 보면 핫셀블라드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화질이다.

진짜 놀라운 점은 너무 간결한 인터페이스와 직관적인 조작감이다. 셔터와 다이얼이 각각 하나, 디스플레이 하단에 위치한 5개의 버튼이 전부다. 이 7개와 터치 디스플레이로 모든 것을 다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기능이 간결하고 조작이 쉽다. 웬만한 콤팩트 카메라도 10개 이상의 외부 버튼과 다이얼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중형인 907X 50C는 그 수가 적다. 그 이유는 이 카메라를 조금이라도 사용해 보면 금방 알게 된다. 아주 간단하고 기본적인 조작만으로도 907X 50C는 너무 좋은 사진을 찍어 내기 때문이며, 또한 이것으로도 모든 기능과 설정을 다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인터페이스가 가능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이미지 품질을 보장한다는 핫셀블라드의 기술력 때문이다.


 
 
A모드, 45mm, f11, 1/200초, ISO100 with 렌즈 XCD 45P
중형 카메라가 드러내는 피사체의 공간감과 입체감은 35mm 센서를 가진 카메라와 확연히 다르다.
자연스러운 공간감은 건물의 존재감을 더욱 사실적으로 드러내며, 파란 하늘의 색상과 건물이 중성 톤의 발색도 압권이다.
 
 
A모드, 45mm, f8, 1/160초, ISO1600 with 렌즈 XCD 45P
90˚로 회전하는 디스플레이는 로우 앵글 촬영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하이 앵글 촬영 시에도
디스플레이를 90˚로 꺾은 상태에서 카메라를 거꾸로 잡으면 피사체를 향해 프레임을 쉽게 잡을 수 있다.
결과물 속 색상 재현력은 너무 놀랍다. 다양한 색상이 섞이면 어느 하나의 색상이라도
부자연스럽거나 흐릿할 수 있는데 그런 불균형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색상 표현력이 뛰어나다.
 
 
A모드, 45mm, f16, 1/160초, ISO200 with 렌즈 XCD 45P
중형카메라지만 생각보다 작아서 이동성과 기동력이 뛰어나다. 삼각대를 쓰지 않고도 거리에서 좋은 장면이 나타나면
언제나 쉽게 촬영할 수 있다. 특히, 웨이스트 레벨 수준의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는데, 이는 기존의 아이 레벨 수준에서
보는 각도보다 낮아서 사진 프레임의 안정감이 더 강해진다.
 
 
A모드, 45mm, f10, 1/180초, ISO100 with 렌즈 XCD 45P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프레임에 반반씩 넣어 찍었는데 XCD 45P렌즈의 뛰어난 해상력과 묘사력,
50C 디지털백의 놀라운 다이내믹 레인지와 암부 계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까이 있는 나뭇가지와 멀리 있는
건물의 작은 유리창까지 섬세하게 표현되었고,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 모두 색 정보가 고스란히 살아서 드러난다.


907X 50C의 디자인은 너무 혁신적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존 필름 시절의 핫셀블라드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날로그 시절의 디자인을 반영하면서 디지털에 적합한 편리한 조작성과 확장성, 연결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드러난다. 그리고 작고 세심한 변화가 모여서 큰 차이로 느껴진다. 만듦새와 재질감, 그립감도 함께 한층 발전했다.

크기와 무게도 놀라울 정도로 작다. 센서가 커서 중형이라고 부르지만 카메라의 무게와 크기만 가지고는 35mm 풀 프레임 카메라와 비슷하다. 907X 50C는 카메라를 허리 위치에 두고 위에서 내려다보며 찍는 핫셀블라드의 전형적인 촬영 자세의 한계도 뛰어넘게 해준다. 대낮에도 구석구석까지 섬세하게 잘 보이는 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면 아이 레벨 촬영도 거뜬하다. 만약 여기에 전용 광학 뷰파인더와 콘트롤 그립을 장착한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촬영이 될 것 같다.

우리는 콤팩트, 크롭 바디, 풀 프레임 카메라, 중형 카메라 등 센서의 크기로 카메라를 분류하고, 이에 따라 카메라의 역할과 활동 범위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가격 차이만큼이나 역할의 차이가 분명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907X 50C을 보면 이런 고정관념과 한계도 금방 무너질 것 같다. 가격 차이가 조금 더 좁혀져서 누구나 중형 카메라로 SNS 인증 사진을 찍고 올리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그런 시절이 온다면 그 출발점은 907X 50C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글 / 사진 : 이윤환 기자
게재일자 : 2021-06-15 15:00 최종수정 : 2021-06-15 15:00
해당 기사는 2021년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