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역사를 넘어 예술을 꽃피우는 평화의 공간으로 DMZ 캠프그리브스 중립국 감독위원회(NNSC) 전시관

분단의 역사를 넘어 예술을 꽃피우는 평화의 공간으로
DMZ 캠프그리브스 중립국 감독위원회(NNSC) 전시관


비무장지대의 역사와 평화를 사진을 통해 볼 수 있는 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지난 10월 27일 정전 65주년을 기념해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파주시 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 캠프그리브스에 중립국 감독위원회 전시관을 개관한 것. 캠프그리브스는 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으로, 과거 50여 년 간 미군기지로 사용되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군 시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 이곳은 2004년 미군 철수 이후 평화와 생태, 문화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체험형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는 캠프그리브스는 지난해 ‘DMZ 평화정거장’ 프로젝트를 통해 역사, 문화, 예술이 집약된 예술클러스터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이곳에서는 ‘중립국 감독위원회(NNSC)가 본 1950년대 DMZ KOREA’(총감독 이기명)를 주제로 한 사진전이 열리는 전시관이 개관했다. 개막식에는 피오트르 오스타셰프스키 주한폴란드 대사, 비트클링겔푸스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부소장, 토마쉬 후삭 주한체코대사, 칼 요한 야콥 할그렌 주한스웨덴 대사, 이기명 총감독,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등이 참석했다.

이기명 총감독은 개관식 전시장에서 4개국 대사 및 대표들에게 “우리가 가난하여 미처 우리의 역사를 풍부하게 기록할 수 없었을때에 우리의 역사를 기록해주셔서 감사하다" 고마움을 표했다.

 


개관식. 좌로부터 오스타셰프스키 폴란드 대사, 클링겔푸스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부소장,
후삭 체코대사, 할그렌 스웨덴 대사, 이기명 총감독,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차관, 이화영 경기도부지사,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NNSC박물관입구



미군 숙소 BEQ가 폴란드전시관, 체코슬로바키아전시관, 다니엘 토마스 팰러작가관으로 탈바꿈하였다.


NNSC박물관 내부 Ⓒ곽진영


1953년 7월 한국 전쟁 정전협정 체결과 함께 중립국 감독위원회는 한국 유엔 사령부가 스위스와 스웨덴을, 북한과 중국에서는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를 지명해 총 4개의 국가로 구성됐다.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세워진 목적은 한국전쟁 이후 휴전 상황을 감시하고, 공식적으로 종전 선언이 이뤄질 때까지 정전상황을 감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역할과 DMZ 일원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연계 국가 간의 협력 강화를 위해 개관한 중립국 감독위원회 전시관은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중립국감독위원회 4개국인 스위스, 폴란드, 스웨덴, 체코슬로바키아 대표단이 1950년대 중립국감독위원회 초기 사진들을 비롯해 DMZ와 JSA를 기록한 사진들,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기념 깃발과 동판, 정전협정 지도, 군사분계선 깃발 등이 전시된  ‘NNSC 박물관’을 비롯해 체코슬로바키아 중립국 감독위원단이 본 북한 사진을 전시해놓은 ‘체코슬로바키아 전시관’,  폴란드로 간 북한 전쟁고아들에 관한 사진을 걸어놓은 ‘폴란드 전시관’ 오늘날 ‘평화의 다리’로 불리는 사진들과 남북한의 확성기 선전 방송을 들으며 통일의 희망을 싹 틔운 다리의 모습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THE BLUE BRIDGE(Feelings and Emotions)’ 등이다. 관람객들은 네 곳으로 구성된 전시관에서 중립국 감독위원회 관련 사진과 물품 70여 점을 볼 수 있다. 이중 폴란드 전시관은 폴란드에서 1951년에 북한 전쟁고아 1,500명을 받아들여 폴란드 최고의 선생님과 보모, 의사들로 하여금 그 아이들을 보살펴주었다.

미군 퀀셋막사를 활용해 만든 ‘NNSC 박물관’에서는 NNSC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NNSC 관련 기증품들과 관련 영상, 정전협정 이후 남북한 촬영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 과거 미군 부사관 숙소(BEQ)로 사용되었던 공간인 이곳에서는 북한 관련 사진들이 다양하게 걸려있다. 그중 정전협정 직후 체코슬로바키아 파견단이 촬영한 사진들이 전시돼 있으며, 1953년부터 3년 동안 북한사람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1951년부터 1959년까지 폴란드에 머물던 북한의 전쟁고아에 대한 다큐멘터리 사진도 전시돼 있다. 미군 부사관 숙소(BEQ) 바로 옆 전시실에서는 중립국 감독위원회 스위스 파견단으로 근무했던 다니엘 토마스 팔러 작가가 야간에 촬영한 도보다리 사진이 전시됐다. 올해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함께 거닐며 대화를 나누었던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 ‘더 블루 브리지-필링스 앤드 이모션스’(THE BLUE BRIDGE-Feelings and Emotions)가 전시된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온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전시준비팀은 사진자료를 찾기 위해 스위스와 스웨덴, 폴란드에 직접 방문해 사진자료를 발굴해왔다. 이번 전시회는 어렵게 찾아낸 한 장의 사진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게 함을 확인시켜주었다. ‘사진이 남아 역사가 된다’라는 사진명제가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한국 어린이들과 중립국감독위원회 군인들, 1954-55, 폴란드해외선교재향군인센터소장



스웨덴캠프 주변을 순찰하는 유엔군, 1954. 스웨덴군사기록보존소 소장



8년만에 폴란드에서 북한으로 돌아가기전 전쟁고아들. ⒸALBIN Szoć


그네를 타고 노는 북한아이들 1953년 ⓒJaroslav Schystal
 

글 김수은 기자
해당 기사는 2018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