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갤러리 Now 재개관전, 이정록

2006년 4월에 개관한 gallery NoW(이하 갤러리 나우)는 ‘갤러리 나우 작가상’을 통해 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 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작품 애호가들이 문화예술을 더욱 즐길 수 있도록 해왔다. 14년 간 기획 및 대관 전시를 통해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소개했으며, 동시대 사진예술이 발전하는 길을 모색하는 노력을해왔다.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 세계 아트마켓에 한국 사진 작품을 소개하는 다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시 전경


 

갤러리나우 외관



놀이 공간으로서 전시장

 

전시 전경

 
 

사진 전문 갤러리로 14년 동안 인사동을 지킨 갤러리 나우가 2020년 2월 신사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새로운 공간의 입구는 전면이 유리로 되었으며, 문을 열고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넓게 트인 마당이 있다. 사진 스튜디오로 사용했던 공간을 그대로 두어 세트장 느낌을 살리고 관람객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한쪽에 있는 약 4m 높이의 넓은 벽은 큰 작품을 설치할 수 있으며, 영상을 함께 비춰 작가의 인터뷰 영상, 작품 제작 과정 등을 재생할 수 있다.

 

전시 전경
 


갤러리 나우는 재개관 첫 전시로 이정록 작가의 〈THE ORIGIN OF ENERGY〉(2.14-3.8)을 개최했다. ‘갤러리 나우 작가상’ 제 8회 수상자인 작가와의 인연이 재개관 전시로 연결되었다. 전시는 작가가 최근 발표한 “Iceland”와 이전 작품 “Santiago”로 이루어졌다. 4m 높이의 하얀 벽에는 작품과 함께 작가가 작품을 촬영하는 과정이 영상으로 비춰진다.


취재를 위해 만난 이순심 갤러리 나우 관장은 전시장이 ‘놀이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간은 마당, 본 전시 공간, 응접실로 나눌 수 있다. 마당에서 본 전시의 맛보기를 즐기고, 하얀 벽에 걸린 액자 속 작품을 감상하고, 차를 마시며 관장 혹은 다른 관람객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동시대 예술을 즐기는 놀이터이다.


동시대의 예술


 

갤러리 나우 이순심 관장

이순심 관장은 그동안 일부 진행했던 대관 전시를 그만두고, 기획 위주 전시를 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기획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관장은 대답했다.

 
“제가 추구하는 예술은 ‘Contemporary Art’, 동시대의 예술, 시대를 말하는 작품이에요. 동시대를 말하고, 시대의요구에 반응하는 작품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제는 사진과 함께 미술 작품도 함께 전시하려 해요. 14년 간 사진 전문 갤러리로 열심히 달려왔어요. 이제 그 범위를 넓혀서, 사진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예술을 갤러리에 담고 싶어요. ‘미술판’, ‘예술판’이 그들만의 리그는 아니잖아요. 사진에서 머물지 않고 예술시장에 당당히 사진을 경쟁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또한 관장은 갤러리 나우는 상업 갤러리라고 밝히며 상업성 높은 작품도 전시 기획에 있어 주요한 선정 요인이라 밝혔다. “갤러리 나우가 일 년에 작품 100점 정도를 판다고 하면, 14년 동안 1,400점을 팔았잖아요. 그 작품들이 갤러리를 거쳐 예술시장을 활성화했죠. 시장이 활발해야 갤러리와 작가 모두 상생할 수 있어요. 우리 갤러리가 공간이 바뀌고, 규모도 커졌으니 시장 활성화에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크게 넓히는 과정이죠.”


이순심 관장은 14년을 돌아보며 “갤러리 나우의 신뢰를 지키는 것에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작품 가격에 정가가 없는 특성 상 콜렉터는 작가와 갤러리를 신뢰하지 못하면 돈을 지불하기 힘들다. 갤러리 나우는 신뢰를 지키기 위해 지금껏 여러 활동을 해왔다. 9회까지 진행한 ‘갤러리 나우 작가상’을 통해 이상엽, 신은경, 이준의 등 많은 작가의 홍보를 도왔다. 전시를 개최하고, 「사진예술」과 같은 매체에 작가를 알리는 등 여러 지원을 해왔다. 또한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예술 강의 경험이 있는 관장이 직접 콜렉터를 만나 ‘왜 이 시대에 사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을 했다. 사진예술에 관심이 많지만 이제 막 작품 수집을 시작한 CEO 등에게 사진을 알리고, 동시대 예술을 알려 신뢰를 쌓았다.


gallery NoW의 ‘나우’는 동시대를 이야기하는 예술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14년 전 지은 이름이다. 갤러리 나우는 인사동에서 신사동으로 자리를 바꾸지만, 동일한 이름과 목표를 유지한 채 앞으로도 전시를 개최할 것이다. 이정록의 〈THE ORIGIN OF ENERGY〉 사진 전시가 끝나고 바로 다음 전시는 최석운의 〈화려한 풍경들〉(3.10-3.30)이다. 갤러리 나우가 진행하는 사진이 아닌 다른 장르의 예술, 회화 전시로서 목표는 변하지 않은 채 갤러리를 운영한다. ‘삶’을 그리는 최석운을 통해 동시대의 풍경을 전하고자 한다.



 
글 / 이미지 : 장영수 기자

해당 기사는 2020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