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R8 │작고 가볍지만 매력적인 성능으로 꽉찬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2018년 10월, 캐논은 자사의 첫 풀 프레임 미러리스인 EOS R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후 5년 동안 캐논의 EOS R 시리즈는 시장에서 호평받으며 풀 프레임 미러리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올라섰다. 그리고 올해 4월 EOS R 시리즈의 최신작 EOS R8이 출시되었다. EOS R8은 전작들이 갖춘 장점 위에 소비자들의 요구와 신기술의 결합으로 탄생한 전천후 풀 프레임 미러리스다.

본지 2021년 1월호 카메라 리뷰에서 EOS R6를 다룬 적이 있는데, EOS R8을 들어보니 그때보다 훨씬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과연 제품 사양을 보니 바디 무게가 180g가량 줄었다. 지난해 출시된 EOS R7보다는 110g가량 줄었다. 실로 놀라운 감량이다! 가벼운 만큼 기동성과 조작 편의성도 극대화된 기종이다. 무게는 줄어도 성능과 기능은 그 이상이다. 전문가들을 제외하고 사진을 취미로 즐기는 이들이나 아마추어 영상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추천 1순위의 카메라는 작고 가볍지만, 성능에서는 양보하지 않는 풀 프레임 미러리스다. 그리고 올해 그런 카메라를 꼽으라면 단연 캐논의 EOS R8이다.  
 


 





 

 


Av모드, 24mm, f7.1, 1/500초, ISO100


순간포착과 추적 영상에 특화된 듀얼 픽셀 CMOS AFⅡ
시선의 자유와 찍는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회전형 LCD 디지털카메라 초창기 시절부터 캐논의 색감과 색 재현력은 발군이었다. 각종 카메라 커뮤니티에서 가장 색감이 좋은 브랜드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이 올라오면 열에 아홉은 캐논이 맨 위에 올랐다. 그만큼 캐논은 색상 표현력이 뛰어나다. 색감에서는 역시 캐논이 최고라는 것은 이 카메라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햇빛이 너무 강한 대낮은 색상이 너무 튀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색상 표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많은 디지털카메라가 넘치는 색상정보를 잘 처리하지 못해서 몇몇 색상은 뿌옇게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EOS R8 순광 상태에서 피사체를 알록달록한 다양한 색상을 모자라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게 잘 담아낸다.


 


모든 화소에 듀얼 픽셀 CMOS AFⅡ를 채용하여 빠르고 정확한 AF를 실현했다. 또한 EOS iTR AF X와의 조합으로
전체 화면 영역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도 정확하게 추적한다.



 


Av모드, 50mm, f9, 1/800초, ISO100
 

시선의 자유와 찍는 즐거움을 동시에 주는 회전형 LCD 
배터리를 넣고도 500g도 되지 않는 무게와 작은 크기는 외출 시에 휴대에 대한 고민을 크게 줄여준다. 특히, 하늘이 맑고 시야가 좋고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날에 작은 산이라도 오를라치면 무거운 카메라는 부담스럽고, 스마트폰 사진만으로는 아쉬울 때가 많다. 이럴 때 EOS R8은 최고의 선택이다. 가벼운 표준 줌 렌즈를 장착한 EOS R8은 산길을 오를 때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좋은 풍경이 보일 때면 언제든 손쉽게 꺼내서 빠르게 찍을 수 있다. 정상에 섰을 때 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이 절묘하게 어울려서 먼 곳까지 뚜렷하게 나오도록 심도를 깊게 하고 찍었다. 지면의 건물들과 구름이 계조가 부드러운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선명하고 시원한 풍경이 잘 담겼다.


 


약 162만 도트의 3.0형 정전기식 터치 LCD 모니터는 구도와 프레임을 잡을 때 시원하고 정확한 시야를 제공한다.
가로나 세로 구도, 하이 및 로우 앵글을 포함한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유연하게 촬영할 수 있다.



 


Av모드, 24mm, f6.3, 1/80초, ISO200

 


Av모드, 43mm, f10, 2초, ISO100

 
캐논의 놀라운 기술력으로 탄생한 고성능 센서와 프로세서
촬영 정보까지 꼼꼼히 챙기는 정밀한 전자식 뷰파인더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언덕을 중심으로 아래로 부채처럼 펴지며 내려온다. 언덕의 중심에는 공원이 있으며, 마을의 골목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면 큰길과 맞닿는다. 이런 구도심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고자 마을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큰 길 맞은편 고층 건물로 올랐다. 늦은 오후, 해가 많이 기울어졌을 때 복잡한 건물로 이어진 마을의 모습을 찍었다. 오밀조밀한 집들 하나하나 생생하게 살아날 정도로 화질이 뛰어나다. 우수한 선명함은 중심부뿐 아니라 주변부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디지털 렌즈 최적화 기능이 해상력을 더욱 끌어 올리고, 조리개를 조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회절 현상도 최대한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EOS R8뿐 아니라 디지털 렌즈 최적화가 적용될 모든 EOS R 시스템의 화질은 믿고 보는 수준으로 올라갈 것 같다.

 


약 2,430만 화소 풀 프레임 CMOS 풀 프레임 센서와 최신 DIGIC X 이미지 프로세서는 고화질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무엇보다 빛이 부족한 곳에서도 우수한 이미지 품질을 자랑한다. 빛이 부족할 때는 감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노이즈 발생이 증가하는데,
EOS R8는 우수한 노이즈 억제력을 발휘해 이미지 품질을 극대화한다.


 
촬영 정보까지 꼼꼼히 챙기는 정밀한 전자식 뷰파인더 
일상에서 사진을 찍을 때 스마트폰으로 시도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야경 장노출 사진이다. 밤눈이 밝은 길고양이의 시선에는 인간들이 사는 도시의 골목은 어떻게 보일까? 작아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고 회전 LCD가 있는 EOS R8이라면 그런 의문을 풀어주기에 제격이다.
해가 막 진 뒤 불그스름한 기운이 골목을 살짝 덮을 때 한적한 거리 위에 수첩을 펼치고 그 위에 카메라를 올려두었다. 회전 LCD를 통해 구도를 잡고 타이머를 설정한 뒤 장노출로 찍었다. 자동 화이트밸런스가 우수하다는 것을 부드럽고 따스한 색조에서 알 수 있다. 따뜻한 가로등 불빛과 마지막 남은 태양의 기운이 차가운 회색의 보도블록에 퍼지면서 쓸쓸하지만 따스한, 묘한 느낌의 골목 풍경이 담겼다. 
 
 
 
 
 


정밀한 전자식 뷰파인더는 후면 모니터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시야를 제공한다. 뷰파인더 색조와 밝기를 자동 혹은 수동으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밝기와 피사체 심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표시 시뮬레이션', 광학식 뷰파인더로 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지 확인할 수 있는 'OVF sim. 보조보기' 기능도 지원한다.
 

 


Av모드, 50mm, f6.3, 1/500초, ISO100

 
USB 및 Wi-Fi로 더욱 편리한 스마트폰 연결
폐허가 된 백제 왕궁터에 남은 석탑을 그냥 찍으면 휑하고 밋밋한 느낌뿐이다. 하늘 허전함을 노을빛으로 채우기 위해 해 질 녘을 선택하고, 땅의 허함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로우 앵글로 초록색 풀밭을 프레임 하단에 배치한다. 이때 EOS R8의 회전 LCD는 정말 유용하다. 풀밭을 거쳐 탑에 초점을 맞추고 찍어서 입체감과 동적인 느낌을 더 살릴 수 있었다.
결과물을 보면 EOS R8의 뛰어난 화질이 그대로 드러난다. 비록 해가 지는 무렵이라고 해도 밝은 부분인 하늘과 어두운 부분인 땅의 노출 차이는 상당하다. 한낮이라면 아무리 좋은 카메라로도 어느 한쪽 묘사는 포기해야 할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EOS R8은 어느 한쪽도 놓치지 않고, 또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양쪽의 디테일을 모두 살려냈다. 색상도 실제의 느낌처럼 깊고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다. 렌즈를 통해 빛 정보를 받아들인 카메라 내부에서 마치 마법이라도 부리는 것 같이 뛰어난 계조와 해상력이 놀랍다.
 


USB 3.2 Gen2(타입 C)를 통한 PC 및 스마트폰 유선 연결을 지원하며, 스마트폰을 조작하여 카메라의 이미지를 간단하게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2.4GHz의 고속대역 Wi-Fi 연결을 통해 무선으로도 고속으로 이미지 전송이 가능하다.


 
 


Av모드, 64mm, f8, 1/1000초, ISO100

 
뛰어난 방진·방적 성능과 셔터 내구성
EOS R8의 무게는 작은 생수병 하나 정도다. 어깨에 걸거나, 일상용으로 사용하는 가방에 편하게 넣고 다니는 데 적합하다. 셔터 소리는 작고 경쾌하다. 스트리트 포토용으로도 더없이 훌륭한 조건을 갖췄다. 여기에 외부 충격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강력한 바디와 꼼꼼한 방진·방적 성능도 실외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환경을 견딜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장점이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직관적이고 손쉬운 조작성이다. 손에 착 잡히는 뛰어난 그립감에 더해 카메라를 잡은 손의 엄지와 검지만으로도 촬영에 필수적인 다이얼과 버튼에 빠르게 접근해서 원하는 세팅을 맞출 수 있다. 크기, 무게, 견고함, 조작 편의성 등 이 모든 외형적 장점이 신속하고 정확한 AF, 피사체 추적 능력, 놀라운 연사 성능 등 내부의 신기술과 결합되어 원하는 장면을 놓치지 않게 해준다.


 
  
 


아이 피스와 마이크 홀, 후면 버튼 등에 실링 처리를 하고 부품의 정밀도를 높여 방진 방적 성능을 한층 높였다.
폴리카보네이트 외장과 마그네슘 합금 바디, 약 10만 회의 내구성 테스트를 통과한 셔터를 탑재했다.



 

글, 사진 이윤환 기자
해당 기사는 2023년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