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감성 돋는 아날로그 기기, 폴라로이드 원스텝 플러스

특정 제품을 지칭하는 ‘상표명(고유명사)’이 비슷한 상품 전체를 대표하는 ‘상품명(보통명사)’으로 쓰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제품이 너무 유명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스카치테이프(비닐테이프), 호치키스(스테이플러), 포크레인(굴삭기), 프림(커피 크림) 등이 상표명이 상품명으로 쓰이는 흔한 예이다. 이런 용어는 너무 익숙해서 원래의 상품명을 쓰면 더 어색할 정도다. 카메라에서는 폴라로이드가 그렇다. 우리는 즉석카메라를 폴라로이드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이 이름은 유효하다. 그리고 드디어 새로운 ‘폴라로이드 원스텝 플러스’가 등장했다. 느리고 불편하지만,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아날로그 바람이 거세다. 폴라로이드 원스텝 플러스는 이런 아날로그의 재미를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찾아 줄 최고의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1. 블루투스 연결 버튼

 


스마트폰 어플과 연결할때 사용한다 . 
어플과 연결하면 아래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 셀프타이머
최대 12초까지 자유롭게 타이머를 설정할 수 있다.

◆ 2중 노출
사진 한 장에 두 번 노출되는 기능을 통해 개성 넘치고 신비로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매뉴얼 모드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 노이즈 트리거
버튼이 아니라 외부 소리, 예를 들면 박수 소리, 고함 소리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원격 촬영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활용한다.

◆ 라이트 페인팅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앞에 두고 빛으로 그림을 그려 색다른 작품을 만들 수 있다.


 

2. 무지개 로고

 


오리지널부터 있었던 폴라로이드의 상징이다.


 

3. 더블 렌즈 전환 레버

 


인물사진용 렌즈와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인물 사진용 렌즈를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4. 노출 조정 버튼

 


버튼을 중간에 두면 표준 노출, 왼쪽으로 두면 더 어둡게, 오른쪽은 더 밝게 찍힌다.

 

새로운 형태의 디지로그 카메라

 


 


원스텝 플러스가 이전의 폴라로이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스마트폰과 연동된다는 점이다. 아날로그의 기능과 정체성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디지털의 장점을 덧붙여서 기능을 확장한 것. 타이머와 원격 촬영 등 기본적인 작동과 이중 노출 라이트 페인팅 등 몇 가지 재밌는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Digital) 기기에 아날로그(Analog)적 요소를 융합시키는 것을 두고 ‘디지로그(DIGILOG)’라고 부르며 이는 21세기 기술 문명의 주요 화두로 꼽힌다. 원스텝 플러스도 성공적인 디지로그를 보여주고 있다. 아날로그 기기에 디지털 요소를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디지털 기기를 우선하는 기존의 디지로그 개념을 뒤집는다.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디지로그인 셈이다.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 감성을 덧씌우는 노력은 많고 그것을 구현한 제품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원스텝 플러스처럼 아날로그 기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의 디지로그 제품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원스텝 플러스는 카메라 분야 최초의 뉴 스타일 디지로그 제품으로 그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들의 마음을 홀린 마법 상자

 


사진은 요즘 아이들에게 찍고 나서 즉석에서 바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우고, 보정하고, 모바일로 공유하는 것도 즉석에서 해치운다. 이런 아이들에게 폴라로이드로 사진을 찍어 주었다. 사진을 보여 달라며 득달같이 달려드는 아이들에게 까맣게 보이는 사진을 보여 주자 사진이 하나도 안 보인다며 실망한다. 그때 아이들에게 사진이 보이게 하려면 특별한 힘이 필요하다며 두 손을 모아 주문을 외워서 그 힘을 종이에 불어넣으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너무 진지하게 마법의 힘을 사진에 투사했다. 까만 종이에서 서서히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자 아이들의 얼굴도 덩달아 환해졌다. ‘우와! 마법이 통했어!’ 이후 아이들은 폴라로이드가 토해내는 까만 사진 앞에서 마법의 힘을 넣으며 즐거워했다. 요즘 아이들에게도 폴라로이드는 통한다. 아날로그는 여전히 유효하며, 디지털 이상의 즐거움과 추억을 안겨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재밌고 감성 돋는 폴라로이드를 즐기는 데 유일한 걸림돌은 비싸게 느껴지는 필름 가격이다. 8장이 든 컬러 필름 1팩이 2만 7천 원 가량이다. 장당 최소 3천 원이 넘는다. 하지만 이 필름 가격이 비싼것이냐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만이 소환할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과 추억, 필름 현상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 찍어서 바로 건네주고, 현상된 사진으로 빈 공간을 채워서 두고두고 지켜보는 즐거움 등을 따져 본다면 오히려 싸다. 이런 추억과 재미는 돈 주고도 얻기 힘든 것들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사진의 99%가 디지털로 생산되고 소비된다. 이 말은 99%의 사진이 생산과 소비되는 속도만큼 빠르게 잊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폴라로이드의 존재는 더 빛난다. 셔터를 누르면 들리는 ‘츠르르’ 소리가 정겹다. 그렇게 찍은 사진 한 장은 컴퓨터 속 수만 장의 사진보다 더 값지게 느껴질 때 가 있다. 폴라로이드의 진정한 가치는 이런 것이 아닐까.



폴라로이드 원스텝 플러스 특장점


렌즈 두 개의 고정 초점 렌즈
초점 거리 인물사진 모드 0.3~0.9m / 표준 모드 0.6~∞
화각  수직 41도, 수평 40도
충전 방법 USB 방식
호환 필름  i-type 필름, 600필름
크기 약 150(가로)×97(높이)×111mm(폭)
무게 약 493g
색상 화이트, 매트블랙
가격 21만 9천 원
문의 두릭스(주) www.photonart.com 02-564-8405

글 / 사진 이윤환 기자


해당 기사는 2019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