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문화의 모든 것, 반도카메라&영상 강남점

SNS를 포함한 온라인상에서 사진 이야기는 풍성하다. 디지털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고는, 여지없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간다. 아쉬움이 없지 않다. 사진에 대해서 좀 더 듣고 싶고, 촬영 당시 에피소드도 말하고 싶고, 좋아하는 사진과 작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좋아요!”와 댓글 몇 마디로 채울 수 없는 사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오프라인상에 생겼다. 그것도 프리미엄 공간으로! 서울 강남 대치동에 새롭게 자리한 반도카메라&영상 강남점이다.

 



사진문화를 즐기는 편안한 공간

문 앞에 놓인 “들어와 차 한잔 마시며 편하게 시간을 즐기라”는 내용의 친절한 안내 문구에도 불구하고 들어서기가 주저된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라이카 부티크(Leica Boutique)가 있다는 매장답게 쇼윈도 너머 보이는 안은 흔히 드나들던 카메라 매장과 달랐다. 게다가 고개 들어 올려다보니 7층 건물 전체를 오롯이 카메라&영상 관련 매장과 교육장으로 쓰고 있다.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문을 열었는데, 생각과 다르게 공간보다 사람과 커피 향이 먼저 다가왔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가지고 재밌게 놀 수 있어야 사진을 한 번이라도 더 찍고, 그렇게 사진 문화의 저변이 확대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기자재를 판매하는 매장이지만 반도카메라&영상 강남점은 고객들이 카메라와 사진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김병준 팀장이 말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신경을 쓴 부분이 바로 직원교육. 고객이 여유 있게 카메라를 시용해 볼 수 있도록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구매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도 친절은 더했다.

 

 



또 1층에는 고객들을 위한 넓은 테이블과 의자를 많이 두었다. 라이카 카메라의 특별 에디션들을 선보인 진열장 옆 테이블에서는 라이카의 오랜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또 맞은편 책장을 가득 채운 세계 유명 작가의 사진집 중 열람 가능한 것들은 직접 꺼내 펼쳐볼 수도 있다. 은은한 커피 향이 1층을 감도는 이유는 고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셀프 바(SELF BAR)가 있어서이다. 혼자 또는 연인, 사진동호회 누구라도 커피 한 잔 마시며 사진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그야말로 열린 공간이다.

 


1층 한편에는 교육실도 마련되어 있다. 7층의 대규모 세미나실과 함께 교육장으로 쓰이는 곳. 유·무상으로 대여되는 공간에서는 그룹별 사진 세미나가 이뤄지기도 하고, 반도 사진 아카데미 자체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한다. 입문자가 카메라 구조, 노출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사진 강좌와 인문학적 관점에서 사진의 역사, 작가와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미학 강좌를 현재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럭셔리가 아닌 프리미엄 사진문화


 


 


2층으로 올라가면 라이카만의 개성과 특색을 살린 라이카 부티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핫셀블라드(HASSELBLAD)의 매장 그리고 각각의 박물관이 있다. 라이카와 핫셀블라드 박물관에는 각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를 보여주는 많은 카메라가 진열되어 있으며, 고객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설명글을 배치하는 친절함도 잊지 않았다. 또 조명 설비를 갖춘 스튜디오가 있어 마음에 두고 있는 라이카와 핫셀블라드 카메라가 있다면 직접 제대로 촬영해보는 것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 옆 갤러리에는 랄프 깁슨(Ralph Gipson)과 얀 샤우덱(Jan Saudek)을 포함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어 언제든 찾아가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갤러리 공간 안에 큰 테이블과 스크린을 설치 해,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19시~21시까지 “사진을 이야기하는 밤” 행사를 진행한다. 15명 정도의 인원이 둘러앉아 스크린으로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참여자들이 함께하는 시간을 좀 더 즐길 수 있도록 와인과 간단한 핑거 푸드(finger food)를 무료로 제공한다. 참여하고 싶은 고객들에게 모임 취지와 사진 작품을 사전에 지원 받아 추진하고 있다.


1층부터 3층까지를 사진과 관련된 공간으로 꾸몄다면 5층과 6층은 영상 관련 기자재들로 구성했다. 반도영상을 론칭하면서 규모가 큰 제품들을 고객이 직접 세세히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했다. 또 넓은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올라와 필요한 제품들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을 지향했다. RRS 삼각대, DJI 드론, LEE Filters, B+W FILTER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뿐 아니라 스튜디오 촬영 시 급하게 필요한 촬영 케이블이나 컬러 배경지 등 갖가지 소모품도 가져다 놓아 고객의 편의를 도모했다.


 


1982년 시작한 반도카메라는 2018년 12월 19일에 반도카메라&영상 강남점을 새롭게 개장하면서 반도(BANDO)만이 만들 수 있는 사진 문화를 꿈꾼다. 사진과 함께 영상을 함께 아우르는 동시에 럭셔리(Luxury)가 아닌 사진과 영상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Premium) 문화를 만들고 싶다. 고객으로부터 받아온 애정과 성원에 보답하는 동시에 사진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목적이다.


구매자를 위한 편의와 편리만이 아니라 사진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열린 문화 공간으로 다가가려는 노력들이 7층의 전 공간 곳곳, 구석구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사진으로 사진을 예전보다 폭넓게 접하지만 소비에 그치고 향유로 이어지지 못하는 게 현재의 사진 문화다. 이를 감안하면 반도의 노력이 더욱 빛난다. 지나가다 들르는 것이 아니라 사진의 다양한 경험을 위해 마음먹고 한번 찾아가 볼 만하다. 주저하지 않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기대하지 못한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글 정은정 기자
이미지 제공 반도카메라&영상 강남점

해당 기사는 2019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