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창 달항아리作 13점, 호주 주립미술관 The Art Gallery New South Wales에 소장


조선백자의 고아한 미를 담은 구본창의 ‘달항아리’ 대규모 연작이 호주 시드니의 아트 갤러리 뉴 사우스 웨일즈(Art Gallery New South Wales)에 소장된다.

구본창은 지난 2020년 호주 최대 사진 행사인 헤드 온 포토 페스티벌(Head on Photo Festival)과의 연계 전시로 시드니 한국문화원에서 8월 28일부터 11월 13일까지 《Light Shadow》 백자 사진전을 단독 개최했으며, 39점의 백자 사진으로 큰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이어 현재 아트 갤러리 뉴 사우스 웨일즈에서 4월 3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식문화에 관한 기획전 《The Way We Eat》에 초대받았고, 영상 작품을 전시하며 조선백자의 미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호주의 미술 비평가 존 맥도널드(John McDonald)는 구본창의 백자사진에 대해 물질에 대한 섬세한 시각이 반영되어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유물에 대한 역사적 인식과 지적 탐구가 담긴 작가의 관점을 사진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구본창을 높이 평가한 글을 기고하였다. 달항아리의 고유한 백색으로부터 나오는 유교적 기품과 도덕성만이 아닌, 이를 깊이 들여다보아야 발견할 수 있는 소박하고 불완전한 아름다움까지 제대로 담아냈다는 면에서 사진으로서의 달항아리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자가 사라져 회화 같으면서도 매우 현실적인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구본창의 사진은 시각에 대한 독특한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번에 구본창의 작품을 소장하는 주립 미술관인 아트 갤러리 뉴사우스 웨일즈는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가진 미술관으로, 1871년 설립되어 내년에는 새로운 건물을 증축할 예정이다. 구본창의 백자 사진 13점은 2022년 확장된 미술관 건물에 전시될 예정이며, 이는 국내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규모의 컬렉션이다.
 
소장될 작품은 대형 컬러 백자 사진인 〈AAM 01〉(2011) 과 뜨고 지는 달의 그림자를 닮은 ‘Moonrising III’ 달항아리 연작(총 12점)으로, 조선백자의 우아한 굴곡과 사람의 손길이 닿은 미세한 흔적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들은 감상자로 하여금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며 차분히 사유하는 시간을 이끌어내고 그 안에서 조선백자의 고유한 매력을 발견하게 만든다. 구본창 작가의 달항아리 사진은 국내 국립중앙박물관 등에도 소장되어 있다.

 

AAM 01 ⓒ구본창


Moonrising III 연작 설치 전경 ⓒ구본창
 

글: 황인서 기자, 이미지 제공: 구본창 작가
게재일자: 2021-05-21 14:00 수정일자: 2021-05-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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