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중 《나무, 살아내다》 아트스페이스 J(성남) | 3.5 ~ 4.25

2013년부터 형도의 갯벌에 염분으로 인해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나무들의 처연하고도 강인한 생명력을 카메라에 담아오고 있는 사진가 윤길중의 개인전 《나무, 살아내다》가 열린다.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생태 교란이 가져온 나무들의 기이한 모습에서 삶의 의지를 발견했던 작가는 COVID-19 시기를 겪으며 나무들에게 한발 더 다가가 위안을 건네는 작업들을 새로이 선보인다. 이동의 자유가 없는 나무들은 어느 곳에 뿌리를 내리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형도라는 섬에는 쓰러진 채 살아가는 나무들이 많다. 바다를 막아 시화호라는 인공호수를 만들면서 형도는 섬이 아니라 육지가 되었는데, 형도 갯벌에 복토를 하자 물을 좋아하는 버드나무들이 자연스레 군락을 이루었다. 버드나무들은 땅 밑에서 올라오는 염분으로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해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넘어진 것이다. 뿌리를 드러낸 채 몸통은 옆으로 누워 있지만, 잔가지들은 하늘을 향해 살아가는 버드나무들, 죽음 대신 또 다른 삶을 택했다. 생태 교란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개발이익이 최고의 가치 기준으로 작동되어온 결과다.
 
 

ⓒ윤길중, 나무, 살아내다_TL39, 133x199 cm, Archival print on traditional Korean paper(Hanji), 2022




ⓒ윤길중, 나무, 살아내다_TL50, 60x90 cm, Archival print on traditional Korean paper(Hanji), 2021




ⓒ윤길중, 나무, 살아내다_TL16, 75x130 cm, Archival print on traditional Korean paper(Hanji), 2013




ⓒ윤길중, 나무, 살아내다_TL60, 91x136 cm, Archival print on traditional Korean paper(Hanji), 2021




ⓒ윤길중, 나무, 살아내다_TW04, 75x130 cm, Archival print on traditional Korean paper(Hanji), 2013




ⓒ윤길중, 나무, 살아내다_TW13, 75x130 cm, UV print on traditional Korean paper(Hanji),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