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PHOTO 2017 ② : 디렉터 인터뷰

“참여작가는 엄격하게 선발... 아시아 시장에 관심 커”
파리포토 디렉터 Florence Bourgeois & 아트 디렉터 Christoph Wiesner

파리포토는 참여갤러리들을 엄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참여 갤러리들은 10년 이상의 역사와, 보유한 작품들의 퀄리티와 신용도 등 주최측이 제시하는 다양한 참여조건들을 만족시키는 갤러리들이다. 올해만 해도 300개의 참가신청 갤러리 중에서 약 절반인 149개의 갤러리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한국 갤러리로는 2008년 참여한 금산 갤러리가 아직까지는 유일하다. 파리포토에서 구본창, 배병우, 이정진, 권부문 등 한국 작가들의 참여는 꾸준했지만, 한국 갤러리의 참여는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사진 시장으로 통하는 우리만의 플랫폼이 확보되지 않은 것이라 아쉬운 부분이다.
그랑팔레에서 파리포토 전체를 총괄 지휘하는 디렉터 Florence Bourgeois와 아트 디렉터 Christoph Wiesner를 만나 2017 파리포토의 경향과, 아시아 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Florence Bourgeois, Christoph Wiesner ⒸJrmie Bouillon, 2016


파리포토는 올해로 21년째를 맞는다. 그간 파리포토가 세계적인 위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체적인 전시 주제의 퀄리티가 뛰어나고, 각각의 프로그램 자체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사진의 역사와 관련된 전통적이고 클래식한 사진들도 함께 다루기에 유명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7개 주요 갤러리들이 위원회를 조직하고 함께 협력해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참여하는 갤러리들의 선별 기준은?
각 갤러리들이 제시하는 전시주제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또한 갤러리의 역사와 전통이 어느 정도인지도 살핀다. 19세기 빈티지 작품부터, 현재 작품까지, 자신들의 최대한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는 갤러리들만을 엄선한다.
 


Manhattan Bridge, East River 2001 Ⓒ Joseph Rodriguez, courtsey Galerie Bene Taschen, Cologne



Soldat américain, Guerre du Vietnam, Vietnam, novembre 1967
©Fondation Gilles Caron, courtesy School Gallery Olivier Castaing


일본이나 대만, 홍콩 갤러리는 눈에 띄는데 한국 갤러리는 없다. 한국 갤러리는 파리포토에 참여 신청이 아예 없는가?
아쉽게도 한국 갤러리들의 참여 신청은 없었다. 올해에는 11개의 아시아 갤러리가 참여했는데, 6개는 일본, 한 개는 대만이고, 또 인도, 홍콩 등의 갤러리가 있다. 올해 3월 새로운 아시아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홍콩 아트바젤과 아트 센트럴을 방문했었는데, 관심가는 아시아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중 한국 갤러리와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있었던 것 같다. 한국 갤러리가 파리포토에 참여를 원하는 갤러리가 있다면 그에 대한 정보를 우리도 얻고 싶다.
내년 3월에는 북경과 상하이 쪽을 방문할 예정인데, 우리가 아직 모르는 중국 갤러리와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서 간다. 또 내년 처음 개최되는 마카오 포토&필름 마켓에도 관심 있다.
우리는 한국 시장과 아티스트에 관심이 많지만, 한국에서 사진이 어느 정도 주요한 역할과 위치에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고 그렇기에 망설이는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고 있다. 현재는 중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크지만, 한국 시장 역시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 생각한다.


컨템포러리 아트 전체를 다루는 아트페어와 포토페어가 다른 부분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미국의 경우 Moma에서는 1940년대부터 사진부서가 있었지만, 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늦은 198,90년대부터 미술관 안에 사진부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사진에 대한 중요성이 미국에 비해서는 오히려 약했다고 생각한다. 포토페어에서는 사진만이 가진 부분, 사진의 역사와 물성 등, 사진적인 특성의 중요성이 무척 크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Red Zone 2015 Ⓒ JALAL SEPEHR, Silk Road Gallery



Equilibrists of Memory 7, 2017 Ⓒ KALOS&KLIO, Kalfayan Galleries



Ghana, 2016 Ⓒ Denis Dailleux, Courtesy of Le Bec en L'air


작년과 올해의 파리포토에서, 어떤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보는가?
한 가지 경향만을 짚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너무 많은 경향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주제적인 부분에서는 다큐멘터리 작업 위주로 더욱 많이 보여주려 했다. 특히 새로운 다큐멘터리라고 불리우는, 뉴다큐멘터리 부문을 주목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포토저널리즘 사진이 붕괴하기 시작하면서 저널리스트들이 컨셉주의와 관련된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저널리스트 사진작가들이 컨셉적인 부분과 결합해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추세라 우리는 특히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다큐멘터리 작가들의 작품 가격대가 높지는 않고, 정확하게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아트마켓에 들어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에이전시에서 일했다면, 지금은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좀더 아트시장으로 넘어오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 역시도 역사적이고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2층에 마련된 살롱드어너(Salon de honor)의 Prismes Sector가 인상적이다. 언제부터 시작됐으며, 올해 전시하는 14명의 작가들은 어떻게 선정했는가?
2011년부터 시작했고, 지금같은 형태로 정착한 것은 3년 전부터이다. 과거에는 갤러리 부스의 전시 위주로 꾸렸는데, 지금은 그 중 작가를 특별하게 선택해서 선보인다.
한 작가의 특정 몇몇 작품이 아니라, 한 시리즈 전체를 보여주는 것은 19세기부터 시작된 사진역사적으로 중요한 전통이다. 다른 아트페어의 경우 시리즈 전체를 보여주는 경우가 드물지만 우리는 시리즈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더욱 전문적으로 보여주기를 원했다.
처음에는 2층 공간에 개인이나 박물관의 콜렉션을 가져다 놓으려 했는데, 세노그라피(전시 디자인)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14명 작가의 시리즈를 소개하는 것이 가장 그 공간에 맞다고 생각했다. 각 작가의 선정에서 주제는 따로 없고, 굳이 공통점을 찾는다면 큰 형식의 인스톨레이션과 관련된 작업을 하는 작가들 위주로 추천받았다.


한국 작가인 이정진 작가의 작품이  Prismes Sector에 있어 반가웠다. 그의 작업이 선정된 이유가 있다면?
이정진의 〈Unnamed Road〉는 그 시리즈가 그의 전체 작품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또 우리가 계획한 큰 형식의 인스톨레이션과 맞는 작품이라 생각했다.
 

파리포토 같은 유럽시장에서 아시안 갤러리가 선보이는 아시안 작가들에 대한 반응은 어떠한가?
꼭 국적이 다르거나 다른 문화권이라고 해서 관객이나 컬렉터의 반응이 다르지는 않다. 가령 일본작가인 야마모토 마사오(Masao Yamamoto)는 아주 순수한 작업을 하기에, 누구에게나 정확하게 읽힐 수 있는 작업이다. 일본 작가들의 경우 사진의 역사와도 깊은 관련이 있기에 참여작가로 선정했다. 또 이번 참여한 대만 작가의 경우 동그란 형태의 설치작업이 신선했다. 우리는 주로 작가가 보여주려 하는 바가 집중적이고 핵심적인 작품을 (전시에서) 보여주려 한다.


 


David LaChapelle, After the Deluge : Cathedral, 2007, Courtesy Galerie Templon, Paris and Brussels, Ⓒ David LaChapelle Studio




Sèvres Paris 1954 © Ed van der Elsken, courtesy Annet Gelink Gallery



“Gentlemen, your turn is over”, 2004. © Yasumasa Morimura. Courtesy of Juana De Aizpuru


참여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모두 검토하는가?
당연하다. 파리포토에 선보이기 전에, 모든 작가들의 작품을 최대한 많이 보려고 노력한다. 현지를 방문해서 직접 작가를 만나고 작품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갤러리를 통해서 필요한 작가의 정보와 작품 이미지를 받아보고, 운영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마지막으로 선정한다. 또 다양한 아트페어를 방문하며 새로운 작가들을 찾으려고 늘 노력하고 있다.
작품을 볼 때 작가의 전 포트폴리오 작업이 현재작품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눈여겨 보는데, 이 작가의 앞으로를 예측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또한 작가들이 선택한 주제가 보는 이에게 어떤 감동을 주는지도 관찰한다.


한국의 기성 작가나 혹은 하이아마추어 작가들에게 파리포토는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행사이다. 포트폴리오 리뷰 같이 방문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 있는가? 파리포토는 전세계 사진전문가들의 교류의 장이지 않나? 이번에 파리포토를 방문해보니, 유명 작가나 사진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고 느꼈다.
포트폴리오 리뷰는 내년을 위해서 매우 좋은 생각 같다. 비록 일단은 그랑팔레의 공간이 보다시피 한정적이라, 공간의 문제가 있지만, 시도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우리가 한국 작가들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이제 집중적으로 생각해 볼 시간이 온 것 같다. 아무래도 좋은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한국에 빨리 가봐야 할 것 같다.(웃음)


 


글 석현혜 기자 이미지제공 PARIS PHOTO www.parisphoto.com
해당 기사는 2017년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