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1 | 셔터



「사진예술」로부터 휴대전화 사진에 관한 연재를 요청받고서 그 막막함에 빠져 있을 때 불현듯 한마디가 떠올랐다.

“비로소 자유를 얻었어”

이는 2014년 4월 7일, 강운구 작가가 휴대전화를 들어 보이며 내게 한 말이다. 사실 처음엔 선문답처럼 들렸다. 이해하지 못했으니 애매하게 웃기만 했다. 그때 「사진예술」을 펼쳐 내게 보여줬다. 그가 보여준 몇 페이지 사진 화보, 바로 그의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들이었다. 그때야 “비로소 자유를 얻었어”라는 말뜻이 와닿았다. 그것은 평생 함께해 온 카메라의 속박을 비로소 떨쳐버렸다는 의미였다. 나아가 모든 사진 형식의 굴레에서 벗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때부터 나 또한 본격적으로 휴대전화 사진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후 딱 10년을 찍었으니, 결과적으로 강운구 작가의 한마디가 나로 하여금 휴대전화 사진을 찍게 만든 터였다. 그로 인해 내가 그랬듯, 이 연재를 통해 ‘비로소 자유를 얻는 이’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재를 하고자 한다.

첫 주제는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다. 아침이면 카카오톡으로 사진이, 아니 사진들이 전송되어 온다. 누구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그 사진들이 백 마디 말보다 소통에 효율적임을 알기에 너나없이 사진을 보낸다. 그런데 그사진들은 90% 이상 흔들렸거나 초점이 어긋나 있다. 흔들리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이유가 뭘까? 이는 셔터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10여 년 이상 휴대전화의 셔터 작동 방식은 손을 떼면서 사진이 찍히게 되어있었다. 이는 휴대전화 제조사가 DSLR의 반 셔터 형식과 비슷하게 셔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초점이 조절되고 노출이 결정된다. 이후 손을 떼면 사진이 비로소 찍히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를 모르는 사용자들이 셔터를 누르자마자 사진 촬영을 끝내 버린다. 결국 사진이 찍히기 전에, 혹은 찍히는 중에 휴대전화를 거둬들인 것이다. 그러니 사진이 흔들리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것이다.


 

사진 1 한반도 이끼류


사진 1
동료들과 여행을 하다가 돌에 남은 흔적에 눈길이 머물렀다. 이끼류가 마르면서 남긴 흔적이 마치 한반도 지도와 흡사했다. 더구나 중국까지도 엇비슷했다. 얼른 사진을 찍고 나서 동료들과 그 사진을 함께 돌려봤다. 다들 한반도와 흡사하다며 유쾌해 했다. 이 사진을 SNS에 올리려다 다시금 세세히 봤다. 아뿔싸! 사진이 흔들려 있었다. 익히 셔터 시스템을 알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셔터를 그냥 누르고만 결과였다. 이 사진을 계기로 습관을 고쳤다. 일단 호흡을 멈춘다. 살짝 누른 상태에서 조심스레 손을 뗀다. 이후 1초간 얼음땡!

 


사진 2 한반도 그루터기


사진2
다음 사진은 한반도 모양 나무 그루터기다. 늦은 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발견한 그루터기다. 지난번 실수가 떠올랐기에 앉아서 무릎 위에 휴대전화를 올린 채 셔터를 누른 후 잠시 멈췄다가 조심스레 셔터에서 손을 뗐다. 결과물은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빛이 부족한 밤이건만 그랬다.


 


사진 3
비 오는 날 비닐하우스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봤다. 그 물방울 안을 들여다보니 들국화가 맺혀 있었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켜고 셔터를 눌렀다. 연속 촬영 기능으로…. 그 결과 사진의 물방울마다 들국화가 맺혀있었다. (사진 모드에서 휴대전화를 세로로 세웠을 경우, 갤럭시는 아래로 셔터를 밀면 되고 아이폰은 왼쪽으로 밀면 된다. 휴대전화를 가로로 눕힌 경우, 갤럭시는 오른쪽, 아이폰은 아래로 밀면 된다)


사진 4
어둑한 새벽, 북한강 어귀로 들어섰다. 흘러야 할 강물은 보이지 않고 안개만 강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그 장면을 놓칠세라 얼른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리고 “김치”라며 소리를 냈다. 그 소리에 반응한 카메라 셔터는 저절로 “찰칵”소리와 함께 눌러졌다. 이는 음성인식으로 촬영이 되게끔 미리 카메라 설정을 해둔 결과다. 셔터를 누르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흔들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다.


 

사진 3 빗방울


사진 4 강안개


사진 5
비 온 후 흐린 날, 하트 모양 수국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흐린 날은 빛이 부족하다. 그러니 휴대전화 카메라의 셔터스피드는 자연히 느리게 세팅된다. 이런 경우 또한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제격이다. 양팔을 몸에 붙인 채 휴대전화가 흔들림이 없도록 자세를 잡은 후, “김치” “찰칵” “치즈” 등의 소리를 내면 깔끔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한 가지 더! 최근 나온 휴대전화의 셔터 기능은 이와 다르다. 반 셔터 개념을 버렸다. 누르면 바로 찍히게끔 프로그래밍이 되어있다. 이는 눈에 보이는 대로 급히 셔터를 눌러야 직성이 풀리는 MZ세대의 생각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니 초점과 노출이 완전히 결정되기 전에 사진이 찍히게 마련이다. 더구나 실제 상황과 액정 프리뷰 사이에 타임랙이 있다. 이는 실상황을 액정으로 구현하는 데 시차가 있다는 의미다. 그러니 움직이는 장면은 항상 눈에 보이는 것보다 지난 장면이 찍히게 마련이다. 이 점 또한 유의해야 한다. 결국 셔터 시스템이 바뀌어도 셔터를 누르는 데 신중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셔터를 누르고 손 떼는 데서 비로소 사진이 비롯되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故 김중만 작가가 휴대전화로 사진 촬영하는 모습을 직접 본 적 있다. 당시 그는 삼각대에 휴대전화를 철삿줄로 꽁꽁 묶어서 촬영했다.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사실 나 또한 휴대전화 카메라의 셔터 시스템을 몰랐던 시절이었으니 의아했다. 지나고 보니 김 작가는 현실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나름 자기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사진 5 하트수국

 
오늘의 휴대전화 사진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그렇다면 앞으로 촬영 시 셔터를 어떻게 할지 쉽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선택은?

1. 셔터를 누룬 후 바로 손을 뗀다,
2. 셔터를 누른 후 잠깐 멈춘다.

 

글 권혁재 기자 
해당기사는 2024년 3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