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7 | 근접 초점 향상 기능
- 2025-09-11 09:55:37

지난호 ‘초점’에 이어 이번호엔 한 발 더 들어가 휴대전화 카메라 근접 촬영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떻게 보면 휴대전화 카메라 초점은 오래도록 고민거리였고, 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문제였다. 더욱이 클로즈업 초점은 두말할 필요 없을 정도로 난제였다.
이런 상황에 혜성처럼 나타나 클로즈업 초점을 해결한 게 ‘근접 초점 향상(Focus Enhancer)’기능이다. 갤럭시와 아이폰 모두 이 기능이 있으며, 피사체에 2cm까지 접근이 가능할 정도다.(※ 모든 기종에 있는 건 아니다. 기종에 따라 이 기능이 없을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라.)
이렇듯 대상에 2cm까지 접근 가능하니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것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일 또한 가능하다.

사진 1

사진 2
사진 1·2
이를테면 (사진 1)처럼 꿀을 찾아 꽃에 드나드는 꿀벌의 솜털은 물론이거니와 꽃가루까지 찍을 수 있다. (사진 2)는 이른 봄 산수유 꽃망울이다. 크기가 0.5cm 남짓인 아주 작은 꽃망울이 액정 화면에 꽉 차듯 담긴다. 0.5cm 꽃망울에 든 것들이 다투어 터져 나올 것만 같은 기세다.

자료 1 갤럭시
자료 1
이 기능에 관해 설명하자면 이렇다. 갤럭시의 경우, 휴대전화 카메라가 아주 가까운 대상에 다가가면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이 자동으로 켜진다. 위 참고 (자료 1)처럼 노란색 동그라미 두 개가 겹쳐진 그림이 나타나면 이 기능이 실행되는 것이다. 이 ‘근접 초점 향상’ 아이콘은 광각(1x) 렌즈로 촬영 시 나타난다.
하지만 실제로는 초광각(Ultra Wide) 렌즈로 자동 전환되어 근접 촬영이 이루어진다. 이런 이유로 초광각에선 ‘근접 초점 향상’ 아이콘이 켜지지 않는다. 아이콘만 켜지지 않을 뿐 근접 촬영은 실행된다. 이렇듯 근접 촬영에선 광각 렌즈가 초광각 렌즈로 변환되기에 촬영하고자 하는 대상의 위치 또한 액정에서 변한다. 이렇기에 움직이지 않는 대상의 경우엔 문제가 없지만, 움직이는 곤충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접사할 경우, 초점을 못 잡고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참고하시라.

자료 2 아이폰
자료 2
아이폰의 경우, (자료 2)처럼 우측 하단에 접사 아이콘이 생긴다. 아이폰 또한 갤럭시와 마찬가지로 초광각 렌즈로 자동으로 전환되며,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여기서 갤럭시와 다른 점은 2x, 5x 렌즈에서도 접사 아이콘이 생성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결과물은 초광각 렌즈로 전환되어 생성된 결과물을 크롭한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의 원리는 망원 렌즈는 광각 렌즈로 변환되고, 또 여기서 광각 렌즈는 초광각 렌즈로 변환되어 사진을 만드는 기능인 게다.
갤럭시와 아이폰의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을 사용하면서 늘 교차하는 두 가지 감정이 있다. 하나는 해결된 근접 촬영의 숙제로 인한 만족감이다. 다른 하나는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이 실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초점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할 때의 당혹감이다. 이는 결국 ‘100% 근접 초점 향상’이라는 길이 아직도 가야 할 먼 길이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에서 만난 근접 초점이 매력적이라 는 건 분명하다.


사진 3
사진 3
풍뎅이 한 마리 때문에 얻은 결과물이다. 화단에 핀 꽃에 든 풍뎅이를 찍으려 한껏 손을 뻗어야 했다. 더구나 화단 안으로 더 다가갈 수 없으며, 액정을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니 어림짐작으로 앵글을 잡고 “김치”라며 음성명령을 줬다. 그렇게 촬영된 사진을 보고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꽃술에 아주 작은 녀석들 셋이 노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눈에는 보이지도 않던 것들이었는 데도 말이다.

사진 4
사진 4
꽃 속을 들여다보는 데도 근접 초점 향상 기능은 위력을 발휘한다. 목련 속 앙증맞게 새초롬히 들어앉은 꽃술도 오롯이 맺힌다.

사진 5
사진 5
식탁보에 튄 물이다. 흰색 바닥에 투명한 물이니 잘 보이지 않지만, 바닥에 어린 빛과 함께 물방울은 또렷이 포착되었다.

사진 6
사진 6
냉장고 냉동실에서 긁어낸 얼음을 들여다본 순간, 알알이 박혀 있는 공기 방울에 뭔가가 어렴풋이 맺히는 게 보였다. 얼른 휴대전화를 꺼내 그 공기 방울 속을 ‘근접 초점 향상’ 기능으로 들여다봤다. 그 속에 들어 있는 건 바로 아파트 한동씩이었다.
글 권혁재 사진가
해당기사는 2024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