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2 | 노출



“노출값이 얼마죠?”

이는 필름으로 사진 찍던 시절 현장에서 흔히 듣는 질문이었다. 삼삼오오 온 동호인들끼리 이렇듯 묻고 답을 공유하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 휴대폰 카메라 시대가 되면서 이런 질문은 전설 속으로 묻혔다. 액정에서 바로 밝기를 확인할 수 있으니 구태여 질문할 이유가 없어진 게다. 그렇다면 휴대폰 보여주는, 휴대폰이 계산한 노출값이 언제나 정답일까? 필자의 답은 단호히 “아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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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촬영 현장에서 “역광이라서 사진이 안 돼” 라고 하는 말을 들어본 적 없는가? 분명히 있을 터다. 이는 역광에서 인물의 얼굴이 시커멓게 찍히기에 너나없이 이리 말하는 게다. 따지고 보면 휴대폰 카메라의 노출 시스템은 평균값을 산출하게끔 되어있다. 한 화면에서 노출값이 서로 다른 부분을 계산하여 적당한 값을 산출 해내는 시스템이니 그렇다. 이렇듯 적당한 노출값, 비교적 차이가 없을 땐 괜찮다. 때론 결과물이 훌륭하기까지 하다. 휴대폰 제조사가 어두운 부분은 적당히 밝히고, 밝은 부분은 적당히 어둡게 프로그래밍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마뜩지 못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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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다음 사진을 보자. 이 사진은 중심 편중 평균 미터링 방식으로 휴대폰 카메라가 측정한 노출값이다. 1/4000분의 1초에 f/1.6이다. 이렇게만 보면 노출에 문제없는 사진이다. 그런데 만약 그림자 부분에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필시 사람 또한 그림자와 마찬가지로 어둠 속에 들어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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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진은 1/400초 f/1.6으로 노출값을 조절했다. 사람에 노출이 맞게끔 거의 +3 스탑 가량 노출값을 밝게 조절한 게다. 그 바람에 모래사장과 바다의 노출은 날아가 버렸지만, 두 사람의 오롯한 추억은 사진에 기록되었다. 이렇듯 휴대폰 카메라에서도 상황에 맞게끔, 스스로 의지로 원하는 노출값을 조절할 수 있다. 그렇다면 휴대폰이 산정해 준 노출값을 벗어나 스스로 노출값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자료 4 노출조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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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방법은 액정 화면을 꾹 누르는 것이다. 그러면 햇빛 모양의 아이콘과 노출 조절 바가 나타난다. 이때 액정 화면을 손가락으로 눌러서 왼쪽으로 밀면 어두워지고, 오른쪽으로 밀면 밝아진다. 여기서 구태여 작은 노출 조절 바를 움직이려 애쓸 필요는 없다. 액정 화면 어디든 손가락을 눌러 밀면 노출이 어두워지거나 밝아진다. 이 상황에서 갤럭시는 위아래로 2 스탑, 아이폰은 3 스탑까지 조절할 수 있다.


 
자료 5 프로 모드, 갤럭시 프로 모드 노출 조절
 

자료 6 아이폰 전문가 모드 노출 조절

 
자료 5· 6
두 번째 방법은 프로 모드에서 노출값을 조절하는 것이다. 갤럭시는 ‘더보기’에 프로모드가 내장되어 있다. 프로 모드의 ‘EV’ 아이콘이 바로 노출값을 조절하는 아이콘이다. ‘EV’를 누르면 나타나는 조절 바를 아래로 조절하면 어두워지고 위로 조절하면 밝아진다. (프로 모드를 더 손쉽게 찾고 싶다면 ‘더보기’에서 프로 모드를 꾹 누른 상태에서 아래로 내려 사진 모드 옆에 자리잡게 하면 된다) 아이폰은 앱 스토어에서 ‘Lightroom Portrait Editor’를 다운받아 여기에 내장된 사진 앱 전문가모드에서 노출값을 조절하면 된다. 여기에선 ‘Exp’로 표시되어 있다. ‘Lightroom Portrait Editor’는 프리미엄사진 편집을 할 수 있는 유료 앱이지만, 전문가모드 사진 기능만큼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사실 갤럭시, 아이폰의 프로, 전문가 모드에서 노출 조절은 감도와 셔터스피드를 결합한 프로그램 모드이다. 그러니 재빨리 노출값을 조절할 때 유용하다. 다만 이 노출 조절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셔터스피드와 ISO를 각각 조절해야 한다. 이를 조절하는 더 세부적인 것은 셔터스피드와 ISO 편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사진 1 커피게


사진 2 커피하늘


사진 3 커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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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커피 뚜껑을 열었더니 게 모양의 거품이 나타났다. 이때 사진 모드로 찍으면 십중팔구 검은 커피를 살려내느라 사진이 밝아지게 마련이다. 그 결과로 커피 거품은 노출 오버가 되기 십상이다. 재빨리 프로 모드로 전환하여 커피 거품에 노출값이 맞게끔 -2 스탑을 내려 촬영했다.

사진 2
거품이 사라지자, 커피에 하늘과 나무의 상이 맺힌 게 보였다. 다시 노출값을 +1 스탑 조절하여 커피에 맺힌 하늘색과 나무가 제대로 보이게끔
했다.

사진 3
바람이 일자 커피에 비친 나무가 춤추듯 보였다. 또다시 춤추는 나무가 보이게끔 노출값을 +1 스탑 더 밝게 조절하여 촬영했다. 이렇듯 한 대상을 두고, 각기 다른 노출값으로 촬영할 수 있는 게 프로 모드의 장점이다.

 

사진 4 담벼락 버스


사진 5 다스 베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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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바깥담벼락에 비친 버스를 발견했다. 마침 지나던 행인이 그 버스를 들여다보는 듯했다. 그 순간, 후다닥 프로 모드에서 노출값을 버스에 맞게끔 -1 스탑 어둡게 조절해 셔터를 눌렀다. 만약 자동으로 노출값을 계산한 사진 모드였으면 담벼락에 노출이 맞았을 것이 자명하다. 그랬다면 버스는 필시 노출 오버가 되었을 터다.

사진 5
맥주잔에 천장 조명이 맺혔다. 프로 모드로 노출값이 조명의 가장 밝은 부분에 맞도록 -2 스탑 어둡게 조절했다. 조절하자마자 맥주잔에 영화 스타워즈의 악역인 다스 베이더가 떡하니 나타났다. 이렇듯 극단적으로 밝기가 다른 대상이 한 화면에 섞여 있을 땐 프로 모드를 사용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한번 선택해 보시라! 휴대폰이 계산해 준 노출값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조절한 노출값을 선택할 것인가? 어쩌면 스스로 조절한 노출값은 당신이 사진의 창조주가 되는 일일 터다.


 
글 권혁재 기자
해당기사는 2024년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