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작품만들기 6 | 초점
- 2025-08-07 11:19:14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 찍기 시작했을 때, 늘 초점이 스트레스였다. 찍은 사진을 액정으로 보면 그리도 또렷한 사진이건만, 두 손가락을 벌려 사진을 확대해 보곤 이내 실망에 빠지게 마련이었다. 원했던 대상이 아니라 엉뚱한 대상에 초점이 맞아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핸드폰으로 넓은 전경을 찍을 땐 초점이 아주 잘 맞는다. 실로 손가락으로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대상을 클로즈업할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대상보다 배경 면적이 넓은 경우, 대상보다 배경이 환한 경우, 대상보다 배경색이 강한 경우, 게다가 구도를 염두에 두고 핵심 대상을 가장자리에 두는 경우엔 어김없이 대상이 아닌 엉뚱한 곳에 초점이 맺힌다.


사진1·2 초점 비교
사진 1·2
이를 극복하려 별의별 시도를 다 한 끝에 찾은 게 ‘수동 초점’이다. 우선 휴대폰 카메라의 초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휴대폰 카메라 렌즈는 피사계심도가 얕다. 조리개가 개방인 상태라 더 깊은 심도를 만들지 못하기에 그렇다. 그러니 딱 한점에만 초점이 있다고 보면 된다.

사진 3 꽃
사진 3
꽃술엔 초점이 정확히 맞았지만, 꽃잎은 초점이 전혀 맞지 않았다. 꽃술과 꽃잎의 차이에도 초점 차이가 있는 게 휴대폰 렌즈다. (*이 사진도 휴대폰 액정에선 꽃술과 꽃잎 둘 다 초점이 맞은 듯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사진을 키워보면 초점 차이를 알게 된다. 그러니 휴대폰 액정의 마법에 속지 마라!) 이런 렌즈의 특성을 알고 나면, 초점을 잡는 데 더 신중해야 함을 알게 된다. 이렇듯 꽃 하나에서도 극명한 차이가 있을 만큼 휴대폰 렌즈의 초점은 예민하니 말이다.
초점을 초점답게 잡아주는 기능은 갤럭시의 프로모드, 아이폰 ‘라이트룸’ 앱의 전문가 모드에 있다. 갤럭시는 ‘FOCUS’라고 되어 있다. 그걸 누르면 수동으로 초점을 조절하는 ‘M’모드가 나타나고, 그 옆으로 초점 조절바가 나타난다. 아이폰 전문가 모드엔 ‘+’로 표시돼 있다. 갤럭시, 아이폰 둘 다 조절 바를 아래위로 조절하면 액정 화면에 녹색으로 변하는 부분이 나타난다. 그 녹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초점이 맞았다는 표식이다. 원하는 부분이 녹색으로 변했을 때, 셔터를 누르면 초점이 맞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녹색으로 변하며 초점을 찾아주는 기능을 ‘포커스 피킹’이라고 한다. (갤럭시 피킹, 아이폰 피킹 참고)
이 포커스 피킹의 앞뒤 폭이 다소 넓은 편이다. 한 곳만 녹색으로 변하는 게 아니고, 앞뒤로 다소 폭넓게 변하기에 정확한 초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정밀한 초점을 찾고 싶다면, 녹색 부분 중간, 그리고 앞과 뒤로 조금씩 더 움직여 각 1장씩 더 찍으시라. 이른바 ‘초점 브라케팅’을 하는 게다. 석 장 중 하나는 원하는 곳에 초점이 맺힌다. 수동 초점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사진으로 구현하게끔 한다.

사진 4 물방울
사진 4
이는 달리는 버스 창에 맺힌 물방울 속이다. 찍는 방식은 이러하다. 수동으로 최단거리 초점으로 설정한 후, 초점 조절 바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물방울로 다가가면 어느 순간 물방울 속이 녹색으로 변한다. 이때 “김치”라는 음성명령을 주면, 물방울 속 세상이 액정에 고스란히 맺힌다.
여기서 잠깐! 피킹을 확인하고 셔터로 손가락을 옮기는 순간 초점이 틀어지기 십상이다. 이럴 땐 음성명령으로 셔터를 작동시키는 게 효율적이다. 갤럭시의 경우, 카메라 설정에서 ‘촬영 방법’ 메뉴를 누른 후, ‘음성 명령’메뉴를 활성화하면 된다.
(갤럭시 음성 명령 자료 1) 이후, “스마일” “김치” “촬영” “찰칵” 이란 말만 하면 셔터가 작동한다. 아이폰의 경우, 설정에서 ‘손쉬운 사용’ 메뉴를 찾아 ‘음성 명령’을 활성화하면 된다.
(아이폰 음성 명령 자료1) 이후 “Turn up Volume” 혹은 “Turn down Volume”이라고 말하면 음량 버튼이 셔터로 작용한다. “Turn Volume up” 혹은 “Turn Volume down”이라고 해도 작동한다. 이는 볼륨 버튼이 카메라 셔터로 작동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니 참고하시라.


사진 5 물방울 꽃

사진 6 청개구리
사진 5
이 또한 같은 방식으로 찍은 사진이다. 작은 물방울에 맺힌 꽃이라 맨눈으로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수동 초점으로는 또렷하게 물방울 속 꽃이 맺혔다.
사진 6
이 사진도 수동 초점을 활용했다. 청개구리는 창포 잎과 비슷한 색을 띠기에 자동 초점으로는 정확히 포착 못했다. 수동 초점으로 바꾸어 청개구리에 다가가며 청개구리 눈이 녹색(포커스 피킹 기능이 초점이 맞는 부분을 녹색으로 표시해준다)으로 변하는 순간 셔터를 눌렀다.

사진 7 윤슬

사진 8 해바라기 꽃에 든 노린재
사진 7
이런 수동 초점 원리를 응용하여 (사진7)처럼 초점이 아예 엇나간 사진을 찍을 수 도 있다. 윤슬 아롱진 바다와 마주했을 때, 그 순간의 느낌이 몽환적이었다. 그 느낌을 사진으로 표현하려 최단 거리 초점으로 설정하고 등대와 윤슬을 앵글에 넣었다. 즉, 아예 초점이 엇나가게 한 게다. 그 바람에 윤슬 반짝이는 바다는 꿈속 풍경인양 아롱졌다.
사진 8
구도를 생각하여 대상을 중간이 아닌 가장자리에 두고 찍을 때도 초점에 문제가 생긴다. 사실 대상이 가운데 있다면 별 문제 없다. 외려 가장자리가 흐려지는 게 대상에 더 집중하게 만들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가장자리에 대상을 둘 때는 렌즈 편차 때문에 선명하지 않을뿐더러 겹쳐 보이기까지 한다. 이럴 땐 해바라기 꽃에 든 노린재를 중간에 두고 찍은 후, 사진 보정 앱에서 (사진8)처럼 트리밍을 하는 게 최선이다. 휴대폰 카메라 초점은 액정 안에서 서로 소통하는 용도라면 별문제 없다.
하지만 그것을 벗어나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거나 프린트를 할 용도라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 후자의 용도로 활용하려면 초점을 잡는 데 한 번 더 고민하고,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 편엔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 휴대폰 카메라 근접 촬영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글 권혁재 사진가
해당기사는 2024년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