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페이스 ⦁ ⦁ 엄흥식 《말하는 벽》
- 2026-01-27 11:20:52

글 홍도경 기자
해당기사는 2025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보통의 벽은 건축적으로는 외부와 내부를 분리하거나 차단하고, 상징적으로는 무언가를 가로막아 넘어설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런 벽에 그림을 그려 전혀 다른 의미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엄흥식의 《말하는 벽》(7.15.~7.20. | 강릉아트센터 제1전시실, 7.23.~7.28. | 갤러리 인사아트)은 그런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벽들의 아카이브다.
해당기사는 2025년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보통의 벽은 건축적으로는 외부와 내부를 분리하거나 차단하고, 상징적으로는 무언가를 가로막아 넘어설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런 벽에 그림을 그려 전혀 다른 의미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엄흥식의 《말하는 벽》(7.15.~7.20. | 강릉아트센터 제1전시실, 7.23.~7.28. | 갤러리 인사아트)은 그런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벽들의 아카이브다.

동해 ©엄흥식

수원 ©엄흥식
벽을 처음 찍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수명이 짧은 벽화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기록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벽화는 좁은 골목에 있기 때문에 고정된 시점에서 볼 수 없고 이동 시점에서 보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그런 벽화를 부분 부분 촬영해 이어 붙여 한눈에 보게하는 것에 의미가 있지 않겠나 싶었다.
벽화의 일부분들을 촬영해 이어 붙이는 작업 방식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좁은 골목이라서 벽에 거의 붙다시피 해서 촬영하고, 포토샵으로 문제없이 이어 붙이려면 충분히 겹쳐질 정도로 촬영해야 한다. 자세히 보면 벽화는 잘 연결되어 있는데 벽화를 맞추기 위해 사진 크기를 조정하다 보니 배경은 끊어지거나 안 붙은 모양이 있다. 하지만 여러 장의 사진을 붙였다는 흔적이라고 생각해서 그대로 남겨뒀다.
작업 노트에 적혀있듯이, 벽은 소통의 장으로도통한다. 그런 관점에서 피사체가 된 벽을 고른 기준이 있다면?
일단 벽이 무언가를 말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말이라는 것이 굉장히 다양한데, 누군가의 표현, 세상에 대한 외침, 어떤 알림일 수도 있다. 벽들의 공통된 기준을 세우고 작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한 관람객이 사진에서 따뜻하고 인간미가 느껴진다는 말을 해줬다.
벽화는 그 자체로 이미 누군가의 작품이다. 엄흥식은 그런 작품을 다시 한번 사진으로 담아 새로운 창작물로 만들어낸다. 두 작품의 차이라고 한다면, 작가의 작품은 여러 벽화가 존재하는 골목이나 거리에서 한 벽화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벽화는 작가가 선택한 시간,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말을 걸어온다. 또 수차례 벽화를 찾아가 조건과 환경 등에 의해 변화하는 모습도 보여주는데, 여기서 벽화가 오래 남아있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과 아쉬움이 느껴진다.
수명이 짧은 벽화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기록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벽화는 좁은 골목에 있기 때문에 고정된 시점에서 볼 수 없고 이동 시점에서 보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그런 벽화를 부분 부분 촬영해 이어 붙여 한눈에 보게하는 것에 의미가 있지 않겠나 싶었다.
벽화의 일부분들을 촬영해 이어 붙이는 작업 방식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좁은 골목이라서 벽에 거의 붙다시피 해서 촬영하고, 포토샵으로 문제없이 이어 붙이려면 충분히 겹쳐질 정도로 촬영해야 한다. 자세히 보면 벽화는 잘 연결되어 있는데 벽화를 맞추기 위해 사진 크기를 조정하다 보니 배경은 끊어지거나 안 붙은 모양이 있다. 하지만 여러 장의 사진을 붙였다는 흔적이라고 생각해서 그대로 남겨뒀다.
작업 노트에 적혀있듯이, 벽은 소통의 장으로도통한다. 그런 관점에서 피사체가 된 벽을 고른 기준이 있다면?
일단 벽이 무언가를 말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말이라는 것이 굉장히 다양한데, 누군가의 표현, 세상에 대한 외침, 어떤 알림일 수도 있다. 벽들의 공통된 기준을 세우고 작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한 관람객이 사진에서 따뜻하고 인간미가 느껴진다는 말을 해줬다.
벽화는 그 자체로 이미 누군가의 작품이다. 엄흥식은 그런 작품을 다시 한번 사진으로 담아 새로운 창작물로 만들어낸다. 두 작품의 차이라고 한다면, 작가의 작품은 여러 벽화가 존재하는 골목이나 거리에서 한 벽화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벽화는 작가가 선택한 시간, 날씨에 따라 전혀 다른 말을 걸어온다. 또 수차례 벽화를 찾아가 조건과 환경 등에 의해 변화하는 모습도 보여주는데, 여기서 벽화가 오래 남아있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과 아쉬움이 느껴진다.

서울 이화동 ©엄흥식

속초 ©엄흥식
작업을 하면서 벽에 관해 발견한 새로운 이야기는 무엇인가?
벽화마을을 조성할 때 원래는 지역 작가나 미대생들이 와서 자발적으로 주민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요즘은 예산에 맞춰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하더라. 그러다 보니 이 마을 저 마을 특색도 없고 비슷해지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도 아직까지 구석구석에 예술성이 높은 작품들도 남아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느꼈으면 하는 바가 있다면?
스쳐 지나가는 벽이 말을 하고 있다는 것. 넓은 마음으로 누군가의 표현과 외침이 담긴 벽을 바라보면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또 어떤 아름다움과 부조리를 갖고 있는지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압구정 토끼굴이나 몇몇 곳을 제외하면 그라피티가 불법인 곳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이 벽에 그림을 그리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현상은 왜일까. 엄흥식은 그 이유가 기존 미술계에 대한 반발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고민했다. 창작이란 꼭 특별한 재능을 갖추고 정규 교육을 받아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작가가 담아낸 벽이 걸어오는 말은 많은 질문을 떠오르게 한다.
엄흥식은 첫아이의 출생과 함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는 ‘사진나무’의 회원으로 이종만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다. 개인전 《빛, 그 안에서 2》(2022), 《Small Instruments》(2017), 《빛, 그안에서》(2012)를 열었다.
벽화마을을 조성할 때 원래는 지역 작가나 미대생들이 와서 자발적으로 주민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요즘은 예산에 맞춰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하더라. 그러다 보니 이 마을 저 마을 특색도 없고 비슷해지는 것이 안타깝다. 그래도 아직까지 구석구석에 예술성이 높은 작품들도 남아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느꼈으면 하는 바가 있다면?
스쳐 지나가는 벽이 말을 하고 있다는 것. 넓은 마음으로 누군가의 표현과 외침이 담긴 벽을 바라보면 우리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또 어떤 아름다움과 부조리를 갖고 있는지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압구정 토끼굴이나 몇몇 곳을 제외하면 그라피티가 불법인 곳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이 벽에 그림을 그리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현상은 왜일까. 엄흥식은 그 이유가 기존 미술계에 대한 반발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고민했다. 창작이란 꼭 특별한 재능을 갖추고 정규 교육을 받아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작가가 담아낸 벽이 걸어오는 말은 많은 질문을 떠오르게 한다.
엄흥식은 첫아이의 출생과 함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는 ‘사진나무’의 회원으로 이종만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다. 개인전 《빛, 그 안에서 2》(2022), 《Small Instruments》(2017), 《빛, 그안에서》(2012)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