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작가 ⦁ ⦁ 서동신, 조준용, 조진섭 《제13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전》 | 사진, 예술의 새로운 조화를 경험하다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제13회 KT&G SKOPF(Sangsangmadang Korean Photographer’s Fellowship) 올해의 작가전을 2023년 11월 25일부터 2024년 2월 18일까지 개최한다. 고은사진미술관은 2012년부터 KT&G 상상마당과 연계하여 사진의 정통성을 기반으로 작업의 완성도와 실험정신을 갖춘 신진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기획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올해의 최종작가로 선정된 서동신과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조준용, 조진섭의 작품을 선보이며, 미래의 한국사진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작가들과 만나는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였다.

 

2023 올해의 작가전(서동신) 전시 전경


Arithmetic, 2021 ⓒ서동신


서동신 <Equation>

“사진 매체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사진이 사진 예술로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 서동신

서동신의 <Equation>은 구상과 추상의 서로 대립되는 관계에서 새로움을 보여주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구상과 추상은 예술가의 창의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구상은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사물의 형태, 색채, 질감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반해 추상은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을 재현하지 않고, 조형 요소인 점, 선, 면, 색채 등을 조합하여 새로운 형태를 창조한다. 즉, 사물의 외형을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내면의 의미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Cacophony, 2020 ⓒ서동신


Equation, 2021 ⓒ서동신


서동신 작가는 디지털 작업을 통해 서로 다른 여러 장의 사진들을 분할하거나 중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중첩된 사진은 서로 다른 이미지들을 하나의 화면에 결합하여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 낸다. 원래의 이미지에서 가지고 있던 본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거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사진인 듯 사진이 아닌 듯한 그의 작품은 사진이라는 매체의 근원에 대한 질문과 함께 사진의 전통적 경계를 넘어서는 작업을 선보인다. 사진이 단순히 현실을 반영하는 구상의 영역에만 머무는 것에서 나아가 숨어있는 내면의 감정까지 탐구하여 표현하는 매체로서 추상적 예술로까지 확장하고 발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미지와 이미지, 구상과 추상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언어와 경험을 제공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시각으로 감상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해 준다.

 



2023 올해의 작가전(조준용) 전시 전경


Glass City, 2023 ⓒ조준용

 
조준용 <두 개의 시간과 두 개의 공간>

“사진작업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촬영된 네 개의 연작을 하나의 시퀀스로 연결하며 시간-이미지를 공간-이미지로 확장한다.” - 조준용

자동차는 현대 문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기술 중 하나로 자동차의 발명은 사람들의 이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었고,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변화를 가져왔다. 인간의 이동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자,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기능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자동차의 종류, 색상, 디자인 등을 통해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드러내기도 하고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가도 한다.


 

 

Motor Collection, 2020 ⓒ조준용


Circuit 022, 2022 ⓒ조준용


Speedway, 2023 ⓒ조준용
 
조준용 작가는 차와 연관하여 촬영된 네 개의 연작을 하나의 시퀀스로 완성하였다. 낮에 달리는 차에서 찰나의 순간들을 기계적으로 촬영한 <Glass City>는 마치 꿈속을 거니는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자유와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밤 길거리에 세워진 파손된 차량을 촬영한 <Motor Collection>는 <Glass City>와 함께 서로 다른 시간과 이미지로 대립한다. 차의 출발과 도착 사이 어딘가에서 발생한 사건을 기록한 <Speed Way>와 무수한 흔적이 남아있는 자동차 운전학원을 기록한 <Circuit>의 연작은 서로 다른 공간과 이미지를 보여주며 이러한 연작들이 하나의 시퀀스로 완성됨으로써 도시 내에서 자동차가 가지는 다양한 의미와 역할, 도시 생활과 자동차의 긴밀한 연결성을 보여준다.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사람들의 생활과 경험, 그리고 도시의 문화에까지 깊이 관여하고 있는 자동차와 도시 생활의 복잡한 관계를 다큐멘터리로 탐구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그 관계에 대해 사유하고 성찰하게 만든다.

 



2023 올해의 작가전(조진섭) 전시 전경


G의 나라, 2022 ⓒ조진섭


G의 나라, 2022 ⓒ조진섭

 
조진섭 <G의 나라>

“사진가 이전에 메신저로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 조진섭

세계 여러 나라가 난민 문제에 직면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전쟁, 내전, 정치 종교적 박해, 기후 변화, 자연재해 등 다양한 이유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며, 새로운 땅에서 정착하기 위해 언어, 문화, 경제적 문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차별과 배척을 경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정(情)이라고 불리는 따뜻한 감정과 인간적인 연대감을 중시하는 나라이지만, 난민 수용에 대해서는 문화적·언어적 차이와 보안 우려, 정보의 부족과 오해 등으로 배타적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난민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활동하는 조진섭 작가는 10살 때 난민이 되어 한국에 오게 된 G(Gracious의 약자)의 일상을 통해 난민의 삶과 일상, 그녀가 겪는 고통과 희망을 다양한 방식의 기록을 통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선보인다. 작가는 G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그녀의 감정과 생각을 포착하여 그녀의 모습과 표정을 가감 없이 촬영하고, 눈에 보이는 사실적인 모습을 넘어 그녀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표현한다. 전시장의 배경은 블랙으로 처리하여 G가 처한 암울하고 불안한 감정을 대신하게 하며, 작품 속 흑백의 모습들은 그녀의 힘들고 어두운 감정을 잘 나타내준다. 어두운 환경 속 클로즈업된 그녀의 눈은 강렬한 컬러로 표현되어 현실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며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렇듯 대비를 통해 그녀의 경험과 내면의 감정을 깊이 있게 드러내며 전시효과를 높인다.


 

 

G의 나라, 2022 ⓒ조진섭


2023 올해의 작가전(조진섭) 전시 전경

 
조진섭은 단순히 정치적 또는 통계적 문제로 다루는 대신, 난민 개인의 경험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난민 문제에 대해 더 깊은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작가의 작품들은 전통적 다큐멘터리 접근 방식을 넘어서, 포스트모더니즘에서의 개인적 다큐멘터리로 개인적 경험과 주관적 시각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포착한다. 객관적 사실보다는 주관적 실재를 탐구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이다. 그리고 형식적이고 내용적인 측면에서 나아가 실험적이며 다양한 시각적 및 서술적 기법을 사용하여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표현한다. 이러한 접근은 전통적인 다큐멘터리가 가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보다 깊이 있는 인간적 경험의 이해를 제공할 수 있게 해 준다.
 

글 이진영 부산디지털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
해당기사는 2024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