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근 〈Space of Contemplation 사유 공간〉

고명근 작가가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건물과 공간을 배경으로 제작한 ‘사진 조각(Photographic Sculpture)’ 중에서, 홀로 한 장소에 머물거나 스쳐 지나가는 행인이 등장하는 작품 20여 점을 선별했다. 그는 1980년대 후반부터 ‘사진 조각’의 명칭과 제작 방식을 정립하여 30여 년간 현대 사회의 단면을 조형적으로 구현해 왔다. 오랜 기간 내용과 형식의 교집합을 탐색하며 어느덧 원숙기에 접어든 작가의 최근작을 이번 전시에서 살펴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공간은 다수가 함께 실존하고 체험하는 장소가 아닌, 개인들이 제각각 ‘사유’하는 추상적이고 불분명한 공간이 되었음을 사진들의 중첩을 통해 보여준다. 〈Space of Contemplation〉 연작 속 겹쳐진 이미지 사이의 음영과 색채의 변화처럼, 한 공간에서 개인의 흔적은 타인의 흔적에 의해 포개지거나 사라지고 기억 또한 변형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현대인에게 현실이란 가상의 이미지와 실제 경험하는 감각이 뒤섞인 공간임을 드러낸다.

MoPS 한미사진미술관 삼청별관 | 8. 14 ~ 10. 25



포장마차 1, 2018 ⓒ고명근


Brooklyn 14-1s, 2018 ⓒ고명근


Building 56.1, 2019 ⓒ고명근


China town 1, 2014 ⓒ고명근


Stairway 15, 2013 ⓒ고명근
 
 

글 : 장영수 기자, 이미지제공 : MoPS 한미사진미술관
게재일자 : 2020-08-10 11:00  최종수정 : 2020-08-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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