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규 〈빛의 숨쉬기〉

 
정재규 작가는 사진의 재현성을 해체하기 위해 하나 또는 여러 이미지를 가늘고 길게 절단해 마치 베틀을 짜듯 가로, 세로로 교차해 배열한다.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이미지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3차원적 착시가 나타나기도 한다. 자르기, 붙이기뿐만 아니라 작가는 올 짜기, 심지어 서예 기법까지 활용하여 입체적 이미지를 만든다. 정재규 작가는 사진의 정밀한 묘사력에 의존하면서도 대상의 기록, 복제를 위한 사진이 아니라 조형미술을 목적으로 제작된 사진을 스스로 ‘조형사진’이라 명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트 빅투아르산 후경”, “아치 아틀리에”, “HM53”, “만 레이”, “경주” 등 5개 연작을 선보인다. 이 연작은 정재규 작가의 조형사진의 시작부터 현재를 아우르는 대표작들로 조형사진을 구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작가의 창작 과정과 예술 세계를 충분히 느껴볼 수 있다.

대구미술관 | 7. 7 ~ 10. 18

 


경주 불국사 극락전, 1994 ⓒ정재규


생트 빅투아르산 후경(1989-22), 1994 ⓒ정재규


아치 아틀리에, 2004 ⓒ정재규


정재규 작가 아치 아틀리에 재현
 

글 : 장영수 기자, 이미지제공 : 대구미술관
게재일자 : 2020-08-12 11:00  최종수정 : 2020-08-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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