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계의 미래형 멀티플레이어의 탄생, 니콘 D780

니콘 D780은 2014년에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D750의 장점을 이어받고, 미러리스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탄생했다. D780을 세상에 처음 공개했을 때 카메라 리뷰 웹 사이트 Digital Photography Review는 이렇게 표현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DSLR 중 가장 균형 잡힌 카메라!” 그리고 덧붙였다. D780 이전에 가장 균형 잡힌 카메라는 전작인 ‘D750’이었다고. 이번 리뷰를 위해 테스트하면서 이런 말에 공감하게 되었다. 가장 균형 잡힌 DSLR,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DSLR이란 바로 D780을 두고 하는 말이다.

 













1. 방진방적 성능을 갖춘 뛰어난 내구성


바디의 윗면과 뒷면 커버에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한 모노코크 구조를 채용해 우수한 강성과 내구성을 자랑하면서도 무게는 오히려 가벼워졌다. 바디 각 부분에 꼼꼼한 실링 처리가 되어 있어 방진방적 성능도 신뢰성이 높다.


 
2. 15만회 릴리즈에도 끄덕없는 셔터 유닛


셔터, 미러, 조리개가 각각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고속, 초정밀을 구현한 기계식 제어 셔터를 채용했다. 셔터 유닛은 카메라에 장착된 상태에서 15만 회에 달하는 테스트를 통과해 플래그십에 준하는 내구성을 보여 준다.


 
3. 저장과 보존성을 높인 SD 카드 더블 슬롯



SD 카드를 2장 사용할 수 있는 더블 슬롯을 탑재했다. 두 개의 슬롯에 메모리 카드를 장착하여 ‘대체용’, ‘백업용’, ‘RAW 슬롯’, ‘JPEG 슬롯’ 등 용도에 따라 분할 사용이 가능하며, 촬영한 화상을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4. 한 번 충전하여 최대 2,260프레임을 촬영



 
배터리 슬롯을 닫는 덮개의 밀착성이 우수해서 안에 들어간 배터리의 유격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전용 배터리 EN-EL15b를 사용할 경우 D780에 적용된 저소비 전력 설계와 결합되어 1회 충전으로 약 2,260프레임 촬영이 가능하며, 동영상은 약 95분 촬영이 가능하다.

 
5. 최고 이미지센서에 최적화된 이미지 프로세서


 


니콘 FX 포맷 이면조사형 CMOS 센서와 니콘의 최신 화상 처리 엔진 EXPEED 6이 만나 우수한 해상력을 갖춘 고화질 이미지를 뽑아낸다. 특히, EXPEED 6의 막강한 연산 능력으로 AF/AE 추적 시 약 7fps의 고속 연속 촬영 및 풀프레임 4K UHD/30p 동영상 촬영을 부드럽게 구현한다.



DSLR에 미러리스의 강점을 접목하다

 

A모드, 31mm, f7.1, 1/600초, ISO100
회전되는 디스플레이와 하이브리드 AF의 빠르고 정확한 초점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멀리서 빠르게 오는 모노레일 열차가 프레임의 가장 좋은 위치에 도달한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A모드, 70mm, f6.3, 1/500초, ISO100
다양한 색상을 한꺼번에 담는 사진을 보면 그 카메라의 등급을 알 수 있다. 보급형이거나 콤팩트카메라는 
어느 한쪽 색상이 도드라지거나 특정 색상이 물 빠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카메라는 뛰어난 색상 균형을 갖추고 있어 눈에 본 그대로에 가깝게 재현한다.

 

D750보다 가장 눈에 띄게 진화된 부분은 라이브 뷰 모드다. 터치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서 그냥 로우 앵글이나 하이 앵글로 찍을 때만 유용했던 전작과 달리 완벽한 터치 기능을 제공한다. 니콘 DSLR 카메라 최초로 채용한 촬상면 위상차 AF를 탑재한 273개 초점 포인트의 하이브리드 AF 시스템을 라이브 뷰에서 온전히 제 성능을 발휘한다. 니콘의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그대로 적용되던 기능들이다. 273개의 초점 포인트는 라이브 뷰를 보면서 화면 가장자리에 있는 피사체도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맞추는 핵심 기능이다. 또한, 라이브 뷰 촬영에서도 얼굴 인식 AF, 눈 인식 AF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 미러나 셔터를 동작시키지 않고 전자 셔터에 의한 무음 촬영을 가능하게 한 것도 미러리스의 장점을 가져온 것이다. DSLR이 가진 묵직하면서도 신뢰성 높은 바디와 안정감 넘치는 그립감과 조작감에다 미러리스의 촬영 편의성이 잘 접목되어 더 활용성 높은 DSLR로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급기라 부르기엔 차고 넘치는 성능

 

A모드, 70mm, f11, 1/320초, ISO100
색상과 색조의 톤이 자연스러운 니콘의 강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발휘된다.
중간 톤에서 명부와 암부로 이어지는 계조가 부드럽다는 점은
카메라의 이미지 프로세서가 색상 정보를 잃지 않고
최대한 자연 빛 그대로 담아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A모드, 58mm, f9, 1/800초, ISO100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색감은 단연 최고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자연스러움이 전부는 아니다.
구름의 역동성을 드러내는 콘트라스트는 강렬하면서도 넘치지 않는 절제를 보여 준다


니콘은 D780을 플래그십보다 아래인 중급기로 분류한다. 하지만 직접 만져보면 ‘이게 왜 중급기야?’ 라는 기분이 들 정도다. 카메라는 고급 기종일수록 설정을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외부 인터페이스가 많다. 다양하고 직관적인 외부 버튼과 다이얼은 사진가가 뷰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원하는 설정을 쉽게 바꿀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전문적인 촬영을 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인터페이스가 잘 배치된 플래그십을 선호한다.


D780은 한눈에 보기에도 다양한 버튼과 다이얼이 적절하게 배치된 느낌이다. 촬영을 하면 그 효과는 더욱 실감하게 된다. 측면 버튼을 누르고 전면과 후면 다이얼을 돌리는 것에 따라 모든 AF 영역 및 초점 모드 설정을 단번에 바꿀 수 있다. 이런 버튼은 한순간도 피사체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촬영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주로 플래그십에서 지원하는 기능이다. 이외에도 감도, 화이트밸런스, 노출, 연사 모드, 화질 설정 등도 기존 니콘 DSLR의 장점을 그대로 가져와 익숙한 위치에 배치했다. 메모리 카드 2개를 동시에 넣을 수 있는 더블 메모리 슬롯도 이 카메라가 단순한 중급기 이상의 성능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니콘이 가진 최고의 DSLR 카메라 기술을 D780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단계 발전한 빠르고 정확한 하이브리드 AF와 셔터 기술, 어떤 환경에서도 신뢰감을 주는 든든한 바디 만듦새, 눈에 본 듯한 그대로를 재현하는 화질 기술 등 DSLR 카메라가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다 갖췄다. 여기에 좀 더 대중적인 기능인 라이브 뷰가되는 틸팅 모니터와 ‘고선명’, ‘팝’, ‘포토 일러스트’, ‘토이 카메라 효과’, ‘미니어처 효과’ 등의 특수 효과 모드도 추가되어 사진 찍는 재미까지 잡았다.


니콘은 이 카메라를 통해 DSLR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고 싶었던 것 같다. 충실한 기본기와 흠잡을 데 없는 결과물, 여기에 재미까지 누릴 수 있는 D780! DSLR의 시대가 아직 지나지 않았음을 니콘 D780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자전거가 아무리 가볍고 좋아도 자동차의 역할을 대체할 수 없듯이, 스마트폰과 작고 가벼운 카메라가 DSLR을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D780은 증명하고 있다.
 

글 / 사진 : 이윤환 기자

해당 기사는 2020년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