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쌓인 풍경

눈 쌓인 풍경
차가운 눈, 따뜻함을 살리고 화사한 느낌으로 담기      


 

A모드, 50mm, f3.5, 1/2500초, ISO 100


눈이 내리면 아이들과 개만 좋아한다고 한다. 어릴 때는 어른들이 눈을 그다지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나이를 먹고 보니 나도 그런 어른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카메라를 손에 잡은 뒤로는 눈이 내리면 설렌다. 어릴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눈을 헤집고 다닐 준비를 한다. 눈 풍경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철 과일, 제철 생선이 있듯이 사진 중에서도 제철 사진이 있는데 ‘눈 풍경 사진’이 대표적이다. 희귀함을 따지면 봄의 꽃 사진, 가을의 단풍 사진보다 한 단계 위다. 꽃이나 단풍은 제철 내내 볼 수 있지만, 눈 풍경은 겨울이라도 눈이 내리지 않으면 접할 수 없는 탓이다. 


 

A모드, 17mm, f9, 1/125초, ISO 200
눈 쌓인 도시는 일 년에 몇 번 보기 힘든 낯선 풍경이다. 도시의 온갖 잡다한 모습과 소리마저 눈에 묻혀 버렸다.


눈 내리는 날 카메라를 들고 나설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보다 훨씬 따뜻한 옷은 필수다. 잠시 손을 녹일 수 있는 손난로와 몸을 녹여 줄 보온병에 담긴 차와 커피가 있으면 더욱 좋다. 셔터를 누를 때는 춥더라도 장갑을 벗는 것이 좋고, 눈 쌓인 길을 걸을 때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잘못하면 몸도 상하고 카메라와 장비도 망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번거롭지만 겨울이 되면 눈이 기다려진다. 눈에 익어 관심도 없었던 주변 풍경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는 것을 보고 찍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니까.


TIPS

 

눈 오는 날 카메라에 노출과 화이트밸런스를 자동으로 맡기면 대부분 이렇게 실제보다 어둡고 푸르스름한 이미지를 얻게 된다.


1. 노출을 +로 올린다 _ 한낮에 쌓인 눈은 우리 눈을 부시게 할 정도로 밝다. 눈부실 정도라면 카메라도 당연히 밝게 인식한다. 눈부실 때 실눈을 뜨는 것처럼 카메라의 조리개를 조이거나 셔터 속도를 빠르게 해서 빛을 덜 받아들이도록 한다. 빛을 덜 받아들인 상황에서 아무런 노출 보정 없이 눈 풍경을 찍으면 노출 부족으로 대부분 사진은 어둡게 찍힌다. 그러므로 눈 풍경을 찍을 때는 카메라가 자동으로 알려주는 노출 값을 믿지 말고 +1.0스톱 이상 올려야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한 밝기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2. 색온도를 조금 높게 _ 화이트밸런스를 자동으로 설정하고 눈 풍경을 찍으면 어두울 뿐 아니라 사진 전체에 푸를 끼가 감도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는 색온도를 한낮의 주광 온도(5600K)보다 조금 더 높게 해서 푸른 끼를 없애야 한다.



 
A모드, 34mm, f6.3, 1/400초, ISO 200
땅에 눈이 쌓이면 사진의 전체적인 톤은 밝은 쪽으로 모이게 된다.
이런 사진을 하이톤 사진이라고 부른다.
눈 풍경을 노출을 밝은 쪽으로 조절해서 찍으면 가장 자연스러운 하이톤 사진을 얻을 수 있다.


 

A모드, 200mm, f6.3, 1/500초, ISO 200
눈길을 조심해서 걷는 아이들의 모습이 재밌다.
움직임을 잡느라 노출과 화이트밸런스를 미처 맞추지 못해서 후보정을 통해 실제 보았던 느낌을 되살렸다.




A모드, 240mm, f6.3 1/250초, ISO 540
지상에 쌓인 눈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눈 위의 어지러운 발자국은 하나의 패턴화된 배경으로 삼아서 주변부를 완전히 프레임 밖으로 밀어냈다.
그러면서 발자국과 그 위를 걸어가는 아이라는 명확한 주제가 부각되었다.


 
포토샵으로 눈 풍경 사진 분위기 살리기

 


 
눈 풍경 사진은 노출을 밝게 해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잘못하면 하이라이트 부분의 정보가 사라질 수 있다. 눈 풍경 사진에서 흔히 나타나는 노출 과다와 푸른 색조가 짙어지는 것을 바로 잡아 보자.


1. 보정할 사진을 Camera Raw를 이용해서 연다.

예상보다 노출이 과다했고, 사진에 푸른 색조가 전반적으로 흐른다. 노출을 바로 잡고 푸른 색조를 없애서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보정한다.


 

 

2. 색 온도와 노출을 조절한다.

① 오른쪽 기본 메뉴에서 색온도를 오른쪽으로 올려 푸른 색조를 제거한다.
② 노출은 아래로 내려서 하얗게 날라간 부분을 살려준다.
③ 명료도를 조금 올려주면 하이라이트 부분의 계조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3. 콘 곡선 조정으로 콘트라스트 최종 설정

① 기본 도구 바에서 ‘톤 곡선’을 선택하고 밝은 영역은 밝게, 어두운 영역은 어둡게 해서 대비를 올려주면 좀 더 선명한 느낌이 든다. 이때 밝은 영역은 너무 하얗게 되고, 어두운 영역이 너무 어둡게 묻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글 / 이미지 : 이윤환 기자

해당 기사는 2018년 12월에 게재된 기사입니다.